[정유업 리포트]'친환경 에너지기업' 현대오일뱅크의 IPO 노림수⑮수소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 ESG 강화...밸류 고평가 정조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17 10:35:19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업체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기업가치 고평가를 정조준한다. 과거 2차례 좌초됐던 IPO(기업공개)에서 정유사로만 밸류를 평가받았다면 현재의 현대오일뱅크는 수소사업, 석유화학사업 확대 등 미래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밸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재계에 따르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심리가 좋은 것도 친환경 사업에 공을 들이며 IPO 삼수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에 우호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2012, 2018년 기업공개에 나섰다가 글로벌 경기,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상장이 중단된 바 있다. 회사는 두 차례 모두 '정유'라는 옷을 입고 기업공개라는 링 위에 올랐다가 시장의 싸늘한 변화 속에 고개를 숙인 경험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미래 사업포트폴리오에 친환경을 키워드로 수소, 화학소재 사업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3월 발표한 '미래성장계획' 수소사업 플랜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한국조선해양과 그룹의 중심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연 10만톤 블루수소를 생산에 외부에 판매할 방침이다. 또 한국남동발전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발전 시장에 진출한다. 수소사업이 비정유부문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작지 않다.
HPC(중질유 석유화학시설) 상업가동으로 카본블랙, EVA(에틸렌초산비닐) 등 친환경 화학소재사업도 강화한다. 과거 투자업계가 현대오일뱅크를 정유사로만 평가했다면 현재는 미래 사업에 맞춰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렌즈를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큰 그림은 조선부문 계열사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사례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도 표면적으로 업황 회복, 증시호조를 상장의 이유로 꼽았다.
나아가 친환경 선박 제조 등 미래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이유로 꼽았는데, 친환경 펀더멘털은 현대중공업이 전통 조선업보다 더 높은 밸류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독자 기술로 엔진(HiMSEN, 힘센)을 개발해 공급한다. 중형엔진 브랜드인 힘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약 25%로 1위를 차지한다. 투자업계는 엔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추진선 등 다가올 미래 친환경 선박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초 현대중공업은 IPO를 공식화했을 때 목표 몸값을 5조원으로 밝힌 바 있는데 애초 시장에서는 비싸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업계 추산 밸류는 6조~7조원으로 상승했다. 조선업 활기에 업계 선두 조선업체로 친환경 미래사업이라는 밸류 평가를 더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도 현대중공업지주의 큰 그림을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 반등, 증시호조에 이어 친환경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IPO 재추진은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한 흐름에서 나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수소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지 않으면 ESG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투자자, 특히 외국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대오일뱅크는 그룹 플랜에 맞춰 정유사 중 가장 구체적인 수소 등 친환경 사업 플랜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IPO로 조달된 자금은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수소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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