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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카드, 적과의 '페이앱 동침' 양사 데이터·기술규격 파악 후 시스템 공동개발…나머지 카드사는 '미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21 07:40:2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양사간 간편결제시스템(페이)앱 공유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양 카드사의 협력 행보에 따라 타 카드사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이나 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양사간 페이 앱(신한페이판, KB페이)의 기술 규격과 검증로직, 데이터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앞두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컨설팅사와 시스템개발업체 물색에 한창이다. 아직 타임라인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연내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두 카드사가 일번 타자인 만큼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며 "사실상 두 카드사의 협력 행보에 따라 다른 카드사들도 자사 페이 앱 개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KB카드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사항은 서로의 페이앱을 '개방'하는 것이다. 자사 페이앱에 타사 카드 간편결제 기능이 연동되도록 구현하는 작업이다. 예컨대 KB페이 앱 하나만 깔아두면 신한페이판 앱을 별도로 깔지 않아도 신한카드 간편결제가 가능해지는 형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카드사간 오픈뱅킹 시행이 '정보의 오픈'이었다면, 이번 페이 개방은 서비스 이용까지 허용하는, 보다 적극적 형태의 협력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오픈뱅킹은 전 카드사들이 금융결제원에 회원으로 등록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법적인 연결고리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와 달리 페이앱 개방은 카드사들의 자율적인 의지로 이뤄져야 하는 사항이다.

페이 개방에 대해선 최근 카드업계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지난달 13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NH카드 등 8개의 카드사 사장들은 여신금융협회 내 '모바일협의체'를 열고 페이 개방 안건에 대해 '동의' 의견을 낸 상태다.

물론 합의까지의 과정이 수월했던 건 아니다. 작년 신한카드가 처음으로 여신협회를 통해 카드사간 페이 서비스를 개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회원사들은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카드사들에게 각사 페이앱에서 타사 간편결제가 이뤄진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였다. 특히 소형사들 입자에선 자사 고객을 대형사에 뺏길 수 있기에 '배타성'이 강했다.

그러나 여신협회측의 중재로 재추진되기 시작했다. 올초부터는 KB국민카드도 이러한 아이디어에 동참 의지를 표하며 급물살을 탔다. 작년 10월 KB페이를 출시하면서 합종연횡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전언이다.

최근 빅테크들이 후불 결제 서비스까지 침범하자 나머지 6개사들도 페이 개방에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로부터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던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페이 서비스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카카오페이 앱에서 전 카드사의 서비스가 연동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끼리 문을 닫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합의만' 된 상태다. 막상 문호를 개방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각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페이사업 방향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에서 이견차가 생길 수 도 있어 중간에 이탈하는 카드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우선은 신한-KB 두 카드사가 시범적으로 각사 페이 플랫폼에 양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탑재해보기로 결정하고 개발을 준비 중이다.

앞선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KB카드만큼 앱 개방에 적극적인 곳이 드물다"며 "양사의 개발 상황과 효과분석에 따라 타사들의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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