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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한박자 빠른 이행보증금에 원매자 '멘붕' 바인딩오퍼 후 500억 요구…'FI 의도적 배제' 시각도

김선영 기자공개 2021-06-21 07:49:1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박자 빠른 이행보증금 요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우건설 진성 원매자를 가려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는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 M&A실과 BoA메릴린치는 이달 25일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바인딩오퍼를 받는다.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사실상 본입찰 성격이다.

최근 매각 측은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프로레스 레터를 발송했다. 프로세스 레터에는 매각 일정 외에도 바인딩오퍼 제출 이후 500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함께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행보증금의 시점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통상 이행보증금은 M&A 과정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주식매매계약 체결 단계에서 지급하는 것이 관례다. 전체 거래 금액의 5%에서 많게는 10% 가량을 선납하는 구조다.

물론 M&A 절차는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가 자유롭게 짤 수 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기도 전에 이행보증금을 미리 납부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케이스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실사도 이뤄지지 않고, 밸류에이션 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행보증금부터 납부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 짓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진정성 있는 원매자를 일찌감치 선발해 가격과 조건 협상에 곧바로 들어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특히 딜을 속전속결로 진행시키기 위해 매각 측이 한발 앞선 이행보증금 납부를 통해 원매자들의 딜 완주 의지를 확인해보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이 예비입찰과 실사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잠재적 원매자들과의 협상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라며 "이에 매각 초부터 바인딩오퍼와 1~3% 가량의 이행보증금을 함께 요구할 가능성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FI의 경우 이러한 프로세스를 따라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사와 내부 투심위를 거쳐 펀드 출자기관에 캐피탈콜(Capital Call)을 거쳐야 하는 FI 투자 특성상 이행보증금 납부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매각측이 사실상 전략적투자자(SI)의 인수에 무게를 싣고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SI에 유리한 딜 구조를 설계해 의도적으로 FI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뜻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대우건설 원매자를 내정한 상황에서 FI들은 들러리를 세우기 위한 의도로 딜 구조를 짠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원매자들은 일주일 앞으로 예정된 입찰을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부 원매자는 인수 의향을 밝힌 이후 다소 미온적인 분위기가 관측되면서 매도자 측이 바인딩오퍼 제출 기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할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인수를 저울질하는 원매자로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과 부동산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IMM PE 등이 거론된다.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에는 글로벌 투자사인 IPM도 포함돼 있으며,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임해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이달 본입찰에 따라 대우건설 새로운 주인의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진행에 따라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될 경우 구속력 있는 협상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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