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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번복 대우건설 매각, 산은 무원칙에 시장 '원성' 중흥건설에 가격 인하 명분 제공 꼼수 지적도

김선영 기자공개 2021-07-01 11:15:0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0: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입찰을 다시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수전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중흥건설에게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원칙없이 번복됐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주관사 산업은행 M&A실과 BoA메릴린치는 전날(6월 30일) 저녁 본입찰에 응찰한 중흥건설과 DS컨소시엄측에 재입찰 일정을 통보했다. 이에따라 원매자들은 2일 새로운 가격 제안을 담은 바인딩오퍼를 제출한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중흥건설이 2조30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측은 2조원에 못 미치는 1조8000억원을 적어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흥건설 측이 4000억원 이상의 가격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수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산업은행은 유찰을 막기위한 고육지책으로 입찰을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건설 매각 의지가 높았던 산업은행으로서는 과거 호반건설에 이어 또다시 M&A에 실패했다는 오점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강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정한 원칙을 스스로 깨버렸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본입찰에서 가격 조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진성 원매자를 가려내고, 딜 종결성(Certainty)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행보증금을 좀 더 일찍 받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M&A 절차상 통상 이행보증금은 SPA 체결 전후로 납부하고, 최종 클로징 시점에 나머지 잔금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본입찰 응찰 과정에서 이행보증금을 미리 납부하라고 안내했다. 이로인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일부 원매자들은 일찌감치 중도포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입찰이 사실상 중흥건설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 원칙으로 내세웠던 가격 조정 불가 방침에서 말을 바꿀 수 없으니 중흥건설로 하여금 재입찰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셈이다.

겉으로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양쪽에 기회를 다시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2위와 지나치게 가격차가 벌어져 인수를 주저하는 중흥건설이 중도포기하지 못하도록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M&A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벌써부터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특히 특정 원매자를 밀어주기 위해 스스로 정한 원칙을 번복하면서까지 딜을 무리하게 진행하는데 따른 공정성 시비가 터져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게자는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고, 이행보증금까지 납부하라는 식으로 강경하게 딜을 끌고갔던 산업은행이 막상 유찰이 될 것 같으니 중흥건설에게 가격을 깎아주기 위한 초유의 잔꾀를 부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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