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워치/신한은행]차주별 양극화 주목…하반기 외형성장 자제수출 등 경기회복에도 취약차주 집중 모니터링, 부채 급증 유의
이장준 기자공개 2021-07-23 07:38:1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차주별 양극화에 주목해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했다. 코로나19 영향이 1년 넘게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가 빠르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만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한다고 판단해 취약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추세다.또 델타 변이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 하반기에는 부채 급증에 유의해 외형 성장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대출채권에 녹아든 잠재 부실을 관리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960조753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762조6559억원과 비교하면 11.2%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 3월 말 기준 총여신이 286조52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95%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내 은행 가운데 13%의 시장점유율(M/S)을 차지한다. 그중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각각 10조7510억원, 12조6165억원씩 증가했다.
전체 여신은 늘어났지만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줄었다. 1년 새 1758억원 감소했다.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만 20억원 가량 NPL이 증가했고 이를 제외한 대기업·중소기업·가계대출 등 모든 부문에서 NPL은 되레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NPL비율은 올 3월 말 0.36%로 안정화 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bp 하락한 수치다. 채권 상매각 효과를 제외한 순NPL비율 역시 같은 기간 0.27%에서 0.22%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펀더멘털이 튼튼해진 점이 NPL 감소를 이끌었다. 올해 신한은행은 '견고한 리스크 관리 및 같이성장 영업문화 업그레이드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4대 전략방향 중 하나로 수립했다. 탄탄한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우량자산 위주로 성장해 건전성 지표를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NPL 감소는 지난해 4월 시작된 정부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조치에 힘입은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및 모든 연체자를 대상으로 최장 1년간 이자와 원금 상환 유예를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부실이 발생해 NPL로 분류해야 하지만 정상여신으로 분류되는 대출채권이 있다. 이 깜깜이 여신들은 부실 뇌관으로 경기상황이 더 나빠지거나 외부 변동성이 커질 경우 단숨에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다.
다행히 올 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갑자기 부실이 터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110.3으로 4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을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 및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6월 수출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한 548억달러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차주별 양극화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며 차주의 상환여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반대로 사각지대에 놓이는 차주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임근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수출 증가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경기는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하는 추세"라며 "대기업 중심으로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내수 관련 음식점, 숙박업 등 민감업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신업종으로 크게 △항공여객운송 △숙박업 △석유정제업 △창작 및 예술 관련 △영화관 △의류 제조업 △여행업 등 7개 군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문에 대한 대출은 1년 새 거의 증가하지 않거나 감소했다.
석유정제업 대출채권은 3조96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억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포션이 큰 숙박업의 경우 대출채권이 1년 새 546억원 감소한 3조341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말 기준 이들 7개 업종 대출채권은 1년 전보다 0.5% 증가한 10조7152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역시 양극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이에 따라 당국의 자제 권고에 따라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가계대출의 증가를 최대한 늦추면서 리스크 관리를 타이트하게 가져갈 계획이다.
김 부행장은 "원리금 상환 유예한 차주에 대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계와 소상공인 등 부채가 과하게 늘지 않는지 유의 깊게 보고 있다"며 "컷오프 기준을 높이거나 일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외형이 많이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신용리스크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있다. 당시 미래전망정보를 활용해 보수적으로 394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2019년 말 1조3167억원이었던 신한은행의 충당금적립잔액은 지난해 6월 말 1조4740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1조4129억원의 잔액이 남은 상황이다. 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따져봐도 135.49%로 작년 말 142.98%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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