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질 승부수' 천보, 중원신소재 닮은꼴 투자 나설까 자회사 천보BLS 설립, 5000억 투자 공언…유상증자 통한 출자 가능성, 계열사 동원 관측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1-08-10 07:40:5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전해질 섹터 대장주 '천보'가 차세대 F전해질(LiFSI) 사업에 5000억원가량 투자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구체적인 조달 방안을 두고 심사숙고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2017년 천보가 분할·신설한 중원신소재 투자와 육성 방식을 되풀이할지 주목하고 있다.5일 업계에 따르면 천보는 지난 6월 말 100% 종속회사인 천보BLS를 설립, 최근 신공장 건설을 위한 실사작업에 나섰다. 앞서 천보는 새만금개발청과 부지선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5000억원을 천보BLS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2차전지 전해질 사업에서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고, 독보적 지위를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천보BLS는 현재 자본금 100만원에 불과한 페이퍼컴퍼니(명목상회사)에 가깝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천보BLS에 5000억원을 투입해 F전해질 생산능력(CAPA)을 2만톤(t) 수준까지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이상율 천보 대표가 천보BLS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사업 확장을 지휘하는 이유다.
F전해질은 리튬염 성분 전해질로 기존 전해질에 비해 4~5배 공급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소재다. 최근 시중의 전해질 단가가 치솟고, F전해질의 단가가 조정돼 전해질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평가된다. 저온고출력, 배터리 수명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눈길을 끄는 건 자금조달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천보 경영진은 천보BLS 투자금 조달 방식을 두고 내부 토론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차 투자(2023년) 2100억원, 2차 투자(2026년) 2900억원 등의 얼개만 나온 상황이다. 다만 2차 투자금 2900억원은 1차 투자에서 창출된 현금흐름과 금융권 차입 등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고민의 핵심은 종잣돈이 될 1차 투자금(2100억원) 조달이다. 천보BLS가 법인명 외에는 사실상 실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로(0) 베이스'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게다가 아직 천보BLS의 현금흐름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도를 담보로한 금융권 차입 역시 녹록지 않다.
결국 또 다른 자회사 중원신소재의 성장 전략과 유사하게 모회사의 지원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천보는 2017년 물적분할한 자회사 중원신소재를 육성하기 위해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750억원을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개인 재원까지 일부 투자하면서 자회사 지원에 힘을 보탰다. 외부투자 유치가 없었던 중원신소재는 천보와 회사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천보의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2100억원을 모두 충당하기에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다. 천보는 올해 1분기 말 현금성자산 237억원을 비롯해 1434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을 제외하면 1000억원가량을 당장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원신소재를 동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중원신소재는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대규모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매출액 281억원, 순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120억원)의 절반을 3개월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내부 투자가 계획돼 있지만, 중원신소재가 생산하는 P전해질(LiPO2F2)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잇단 유상증자로 중원신소재의 천보BLS 지분율이 상승해도 전체 지배구조상 무리가 없다.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굳건하고 '천보-중원신소재-천보BLS'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P전해질과 F전해질 사업의 연계성도 커진다. 1분기 말 천보의 지분은 이 대표 33.98%, 배우자 서자원 각자대표 10.37%, 장녀 이슬지 대리 5.35%, 차녀 이현지 대리 5.15% 등 이 대표 일가족이 과반 이상을 쥐고 있다.
한편, 천보는 천보BLS의 투자와 동시에 신속하게 F전해질의 생산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1차 투자로 5000톤, 2차 투자로 1만5000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천보는 이미 중국 톱티어 배터리 메이커인 CATL, BYD(비야드)와 F전해질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천보 관계자는 "천보BLS의 투자금은 총 5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이지넷, Road to IPO]2026년까지 매년 '더블 성장' 목표…실현 가능성은
- [벤처리움 유망주 톺아보기/thebell interview]"펀치랩, 에듀테크 1위 'AI 버티컬' 기업으로 도약"
- [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스토어링크, 글로벌 3800억 DB…400억 매출 전망
- [벤처리움 유망주 톺아보기/thebell interview]"큐심플러스, 투자 유치 집중…내년 100억 시리즈B 목표"
- 동아 CDMO 주역 영입한 삼양그룹, 투톱 공생법 '주목'
- 제노포커스 직접 이끄는 HLB 진양곤, 이사회 '믿을맨' 배치
- '아리바이오 신약 기대' 삼진제약, 회계에도 담긴 '개발의지’
- [Company Watch]신테카바이오, 초거대 AI 실용화 솔루션 삼성 앞섰다
- [i-point]'아나패스 관계사' GCT, 내년 5G 칩셋 탑재 단말기 출시
- 밸류업도 '워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