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의 재발견]'자본금 3억' 차량공유플랫폼, 유니콘 기업이 되다①타다 논란에도 성장세 이어져…쏘카 성장 이끈 3인방 3000억 투자 유치
김슬기 기자공개 2021-08-18 07:40:51
[편집자주]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자본금 3억원으로 만들어진 쏘카는 조단위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으며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더벨은 차량공유대표 주자가 된 쏘카의 현재 가치와 성장전략에 대해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 3조원.'국내 대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쏘카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주관사로부터 받아든 기업가치다. 자본금 3억원으로 시작한 쏘카의 성장세는 매서웠다. 감사보고서가 나왔던 첫 해였던 2013년 매출 25억원에서 2020년 연간 매출 256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아직은 적자지만 향후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쏘카는 창업주인 김지만 전 대표에서 이재웅 전 대표, 현재 박재욱 대표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000억원대다. 2014년 1400억대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2017년 4000억원대, 2020년 1조원대까지 뛰었다. 올해 사업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 제주도서 시작한 쏘카, 모빌리티 대표주자로 도약
쏘카의 슬로건은 '차가 필요한 모든 순간'이다. 쏘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소유의 개념을 넘어, 차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으로 지난 10여년간 쏘카 누적 가입자수 700만명, 타다 누적 가입자수 200만명을 끌어모았다. 2011년 100대였던 차량 운영 규모는 1만6000대를 넘어섰다.
쏘카의 시작은 제주도였다. 제주도는 차가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성인이 되면 면허를 따고 차량을 사는게 일반적이었다. 창업주인 김지만 전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기획본부에서 일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제주생활을 하며 '꼭 필요할 때 몇 시간만 사용할 수 있는 차가 있었으면' 했던 경험이 사업의 단초가 됐다.
차량 예약과 반납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고 '10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게 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차량 구입 등 초기투자비가 컸지만 망하더라도 중고차를 팔면 된다고 설득, 투자를 유치했다. 2013년 미국 콜라보레이티드 펀드(Collaborative Fund), 2014년 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180억원) 등 투자를 유치했고 차량 공유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400억원대로 평가받았다.
2015년 ㈜SK가 쏘카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베인캐피탈 역시 추가로 자금을 댔다. 그해 각각 590억원, 60억원 등 총 650억원을 조달했다. SK그룹 측은 기존에 보유한 주유, 정비, 렌터카 등 관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었다. 1년여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뛴 3000억원이었다.
◇ 2018년 기점으로 탈바꿈, '이재웅→박재욱'으로 바톤터치
쏘카는 창업주인 김 전 대표가 2016년 4월 회사를 떠나면서 전환점을 맡게 된다. 그의 뒤를 이어 다음 세일즈마케팅 본부장 출신인 이재용 대표와 마케팅 전문가였던 조정열 대표 체제가 이어졌다. 조 전 대표는 유니레버 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브랜드본부장, MSD본사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 마케팅 상무 , 피자헛 마케팅 전무, 케이옥션 대표이사 등을 거친 인물이었다.
창업자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2년간 명맥을 이어왔다. 외형성장은 컸지만 매력도가 떨어진 탓이었을까.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다. 2017년 기존 주주였던 에스오큐알아이(SOQRI)와 SK가 각각 100억원, 150억원 정도를 추가 투자했다. 그마저도 전환사채(CB) 형식으로 발행됐다.
2018년 4월 마침내 구원투수로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등판했다. 사업 초기 김 전 대표를 도와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했던 이재웅씨가 대표 자리를 맡게 됐다. 이 대표는 그가 만든 벤처투자사 '소풍'을 통해 쏘카 창업초기부터 투자해왔던 만큼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고 애정도 깊었다. 다음을 카카오에 매각한 후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터라 시장의 주목도도 컸다.
그는 취임 4개월만인 2018년 8월 커플 전용 소셜미디어 '비트윈' 개발·운영사인 VCNC를 인수했다. VCNC가 가진 데이터 및 기술기반 역량을 활용, 2018년 10월 쏘카의 차량공유와 VCNC의 기술을 활용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내놨다. 타다 베이직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으나 2020년 2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인해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의 존재는 투자유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8년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600억원, 2019년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500억원 등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2020년 상반기 LB프라이빗에쿼티,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510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이재웅 대표는 사임을 표했다. 다만 여전히 사내이사 지위는 유지하고 있다. 현재 박재욱 대표가 쏘카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VCNC를 만들었다. 2018년 회사에 합류했고 2020년 4월부터는 쏘카를 총괄하고 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이후에도 SG프라이빗에쿼티, 송현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600억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조원 수준으로 받았다.
올 들어 중고차 중개업(캐스팅서비스)과 대리운전(타다 대리) 등을 정리했지만 최근 쏘카 모빌리티 멤버십 '패스포트' 출시로 본격적인 구독경제 시동을 걸었다. 이는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최근의 트렌드와도 맞닿아있다. 쏘카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쏘카의 기업가치 3조원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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