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IPO, 주관사 제안 밸류 '최대 5조' 2022년 상반기 상장 절차 착수…2년여 성장 기간, 고속성장 여력
양정우 기자공개 2020-12-23 13:18:1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쏘카의 주관사 선정 콘테스트에서 증권업계가 제시한 상장 밸류에 관심이 쏠린다. 상장 파트너 자리를 노린 IB 파트에선 최대 5조원의 기업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다만 주관사 제안서에 기재된 상장 밸류는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과 무관한 몸값이다. 증권사에 따라 최대한 가치를 높게 매기는 전략으로 각축전에 나설 수 있다. 상장 밸류를 가장 높게 제시한 IPO 플랜이 오너와 경영진의 눈길을 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전환기 다크호스, 잠재력 높은 평가
IB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주관사 경쟁에 참여한 주요 증권사는 적정시가총액(할인 전)을 최대 5조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주관사 콘테스트를 마무리한 결과 최종 파트너는 미래에셋대우(대표주관사)와 삼성증권(공동주관사)으로 확정됐다.
쏘타는 올들어 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를 새로운 전략적투자자(FI)로 받아들였다. 이 때 600억원을 유치하면서 책정된 기업가치가 약 1조원이었다. 주관사 후보군이 몸값으로 제시한 최대치는 FI가 투자한 단가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물론 IB업계의 밸류에이션을 단편적으로 진단해서는 안 된다. 쏘카의 IPO 예상 시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내년이 아닌 2022년 상반기에 공식 절차에 착수하는 스케줄을 갖고 있다. 향후 2년 간 고속 성장할 여유 기간이 있어 빅딜로 거듭날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가치 산정의 토대인 실적은 단연 빅픽처대로 성장한 경우를 가정한 추정치였다.
5조원이라는 몸값은 최대치여서 '밸류 인플레'까지 고려해야 한다. 주관사 경쟁이 과열될 때마다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제안서를 쓰는 IPO 하우스가 있다. 예상 밸류를 높여 상장예비기업에 어필하는 전략이다. 제안서는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유독 밸류를 높게 책정한 후보가 눈길을 끌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인플레 가능성을 감안해도 IB업계가 성장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모빌리티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오너십(ownership)에서 유저십(usership)으로 바뀌고 있다. 판도 변화를 감지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앞다퉈 차량공유 업체(카셰어링, 카헤일링 등)에 투자하고 있다.
쏘카는 토종 공유경제 스타트업 가운데 가시적 성과를 낸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전체 회원수가 627만6704명에 이른다. 2014년 50만명에서 10배 이상 급증했다. 대기업인 롯데렌탈의 계열사 그린카를 제치고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 우버·리프트, 밸류에이션 비교기업 유력
IB업계는 제안서상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으로 미국 1, 2위인 우버(UBER)와 리프트(Lyft)를 주로 활용했다. 세계적으로 IPO 단계에 도달한 차량공유 기업이 드물다. 이들 글로벌 '투톱'을 제외하면 피어그룹으로 꼽을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버(시가총액 약 103조원)와 리프트(약 17조원)는 미국 증시에서 후한 대우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으나 성장 잠재력으로 과거 수준을 회복한 지 오래다. 오히려 팬데믹 이전보다 주가가 훨씬 더 치솟았다. 여전히 적자 실적이지만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패권을 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자체가 테크(Tech) 기업을 중시하기도 한다.
두 글로벌 공룡의 주가매출비율(PSR)은 5~7배 수준이다. 우버의 경우 글로벌 선두로 꼽히는 만큼 PSR이 7배에 이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우버의 매출액은 약 31억2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평균 PSR은 5배 안팎이 부여돼 있다.
쏘카는 2022년 IPO에서 결국 우버와 리프트를 밸류에이션의 잣대로 쓸 가능성이 높다. 이 지점에서 발휘될 상장주관사의 역량이 IPO의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선두권과 비교하는 접근법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결국 에쿼티 스토리의 논리 전개가 탁월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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