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인수 나선 비덴트]글로벌 2위 방송장비 업체, 가상자산시장에 뛰어들다①방송사업에선 수년째 적자…2017년 빗썸 지분 인수하며 지분법 이익 급증
성상우 기자공개 2021-08-23 07:33:07
[편집자주]
비덴트가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떠올랐다. 비덴트는 빗썸의 경영권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풀어야 할 관문은 많다. 얽히고 설킨 빗썸의 지배구조를 풀어야할 뿐 아니라 비덴트의 순환출자 구조도 해소해야 한다. 비덴트의 가상자산 거래소 진출의 현황과 과제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국내 최대, 세계 최대 거래소까지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수차례 M&A 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몇차례였다.올해초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며 또 다시 빗썸M&A 설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외국계 투자은행을 비롯해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시장 열기가 수그러들며 또 다시 M&A 설은 잦아들었다.
열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비덴트가 빗썸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2017년경부터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지분을 차근차근 모아온 덕분에 단일 기준으론 이미 최대 주주 지위를 굳혔다.
주요 주주인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를 통해 빗썸홀딩스를 간접 지배하고 있는 이정훈 전 의장의 추산 의결권에 밀리지만 10~15%p 수준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
비덴트가 빗썸 인수 의지를 굳힌 건 기존 사업영역인 방송장비 시장에서 더이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덴트는 지난 2002년 설립 후 방송장비 시장에서 약 20년의 업력을 쌓아왔다. 방송 촬영 현장에 쓰이는 모니터와 백업 장비 등 디스플레이 장비가 주력 제품이다. 비덴트는 국내 방송 장비 시장에선 90% 수준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이다. 국내 주요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비덴트의 장비를 구입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티어를 유지 중이다. 판매대수 기준 SONY(일본)와 SmallHD(미국)에 이어 글로벌 3위를 기록 중이지만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SONY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시장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수익성도 타 산업 대비 낮은 편이다. 장비가 한번 공급된 이후엔 교체 주기가 길어 지속적인 매출을 꾸준히 발생시키기가 어렵다. 디지털 전환같은 기술혁신이나 올림픽, 월드컵 등 글로벌 이벤트가 있어야 대대적인 교체 사이클이 일어나는 구조다.
비덴트도 고질적인 적자에 시달려야했다. 2014년까지 수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던 비덴트는 2015년부터 본격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11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낸 2018년을 제외하곤 매년 5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빗썸 지분 취득은 신의 한수였다. 2017년부터 매입한 빗썸 지분 덕에 지분법 이익이 발생하며 순이익은 플러스(+)를 낼 수 있었다. 빗썸 지분 취득이 이뤄진 2017년엔 657억원 규모 당기순이익을 냈다. 관계기업손익에 대한 지분으로 약 758억원이 이때부터 추가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침체기였던 2019년 74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제외하면 2018년과 2020년에도 지분법이익으로만 각각 103억원, 390억원을 추가로 인식하면서 수백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빗썸 지분 취득 덕분에 2015년부터 매년 이어진 순손실 기조가 단숨에 반전됐다.
비덴트측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분법이익을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빗썸의 최대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한 만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으로부터 나오는 오너리스크탓에 빗썸이 흔들리는 상황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공격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2000억원 규모 실탄도 마련했다. 위메이드 등 외부 파트너와 관계사들이 힘을 보탰다. 관건은 이 자금으로 누구의 지분을 사오느냐다. 앞으로 펼쳐질 비덴트의 빗썸 인수전에 시장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Company Watch]HVM, 올해 연매출 500억대 진입 '총력'
- [Company Watch]'소프트웨어 솔루션 재편' 핀텔, 흑자전환 여부 ‘촉각’
- 폴라리스오피스의 '성공적' M&A 행보
- [i-point]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 고용노동부 위험성평가 대상
- [i-point]엔젤로보틱스, 상이유공자에 재활로봇 지원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자율주행 폭발물·지뢰 탐지 로봇 개발
- [i-point]케이웨더, LH 아파트에 천장형 환기청정기 공급
- [미래컴퍼니 장비 국산화 40년]“백투더 베이직, 다운사이클 없는 포트폴리오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