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포트폴리오 시프트]에쓰오일, '샤힌(매)'의 비행 그 이후는②국내 정유사 대비 선명도 흐린 친환경 사업 전환 계획
박기수 기자공개 2021-09-09 07:54:56
[편집자주]
그간 국내 정유업계의 고민은 정유업의 일관적이지 못한 수익성이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유업체들의 선택은 정유업과 긴밀히 연계되는 석유화학업이었다. 정유사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올레핀계열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전문 석유화학업체 못지 않은 사업 다양성을 지니기 시작했다. 이제 시장은 정유사가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맞춘 새로운 답안지를 내놓길 요구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정유 4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현주소와 그에 따른 재무적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3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 타당성 검토와 최종 투자 결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완공 시점은 2026년 부근일 것으로 보인다. 2026년이 되면 수익 안정성이 정유업보다 높은 석유화학업의 비중이 늘어난다.초대형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를 지닌 정유사로 거듭나지만 업계는 '그 이후'의 에쓰오일 사업 포트폴리오에 관해서도 눈길을 보낸다. 동종업계에 있는 국내 정유사들의 '친환경향(向)' 포트폴리오 시프트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에서 에쓰오일의 답안지는 무엇이냐는 의미다.
에쓰오일도 국내 정유사들의 잇따른 '친환경 선언' 대열에 참가하기는 했다. 작년 말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자 로드맵을 수립했고,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 에쓰오일은 올해 3월 수소 연료전지 기반으로 청정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는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0%를 확보하면서 수소 사업에 간접적으로 진출했다. FCI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합작기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중동시장을 비롯한 해외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또 3월에는 대기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RHDS)의 증설 공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가동을 시작한 유증기 소각 설비(VCU)까지 포함해 에쓰오일이 친환경 시설에 투자한 금액은 약 730억원이다.
대주주가 사우디 아람코(Aramco)라는 점에서 에쓰오일의 친환경 행보의 차별성이 드러나기는 한다. 친환경 사업의 무대를 국내 외 해외까지 쉽게 뻗어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차별성이다. 다만 시장은 친환경 경영 전략의 '디테일'에 아쉬움이 있다는 목소리를 꺼낸다.
실제 에쓰오일이 내세운 '비전 2030'은 내용만 놓고보면 친환경 경영 전략이 '묻어'있기는 하나 구체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확실한 친환경 아이템을 거론하는 동종업계 국내 정유사들에 비해 선명도가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가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비전 2030'의 내용 중 하나인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친환경 경영 행보와 큰 관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신사업에 대한 에쓰오일의 소극적 태도가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세를 이해하고 새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할 수 있는 국내 정유사들과 달리 에쓰오일은 아람코에서 파견된 인물들이 경영진을 구성한다"면서 "친환경 경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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