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신사업 자금 확보' 에스앤디, 잠재 리스크된 '오버행'③상장 직후 57.56% 매도가능 물량 출회
방글아 기자공개 2021-09-14 13:51:17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에스앤디'의 오버행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장 공모 직후 출회될 매도 가능 물량이 발행주식총수의 절반을 웃돌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 신사업 자금 조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모를 전량 신주 모집으로 진행하고 있는 탓이다.여기에 지배력 안전판 역할을 해온 재무적투자자(FI)가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에스앤디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에스앤디는 신사업 성장성을 입증해 FI의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스앤디는 기명식 보통주 102만3000주를 신규 발행하는 이전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0일 공모가액 2만8000원을 확정했고, 조달금액은 286억원이다. 오는 14~15일 청약을 거쳐 17일 자금을 납입받는다. 청약이 미달하더라도 상장주관사가 전량 인수하는 만큼 자금 조달에 실패할 가능성은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잠재 매도가능 주식수가 대거 불어난 점은 부담이다. 특히 신사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신주로만 공모를 진행한 영향이 컸다. 그 결과,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발행주식총수의 57.56%(235만4238주)가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다. 신사업 자금과 오버행 리스크를 맞바꿨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동고동락해 온 FI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오버행 리스크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스앤디가 벤처캐피탈(VC)과 연을 맺은 지 20년 만의 코스닥 시장 입성 도전이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자는 2016년 코넥스 상장 시점을 맞아 모두 엑시트(Exit)했지만 당시 구주를 산 FI가 4년만에 회수 기회를 맞았다.
주요 FI(6개사)의 보유 주식수는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114만8610주로 공모 후 발행주식총수의 28.08%에 달한다. 이 중 78%인 89만8888주(지분율 기준 22.0%)에 락업이 걸려 있지 않다. 공모 후 창업주 여경목 대표의 지분율(23.13%)에 버금가는 주식이 6개 기관의 결정에 따라 상장과 동시에 유통주식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상장 시 FI가 보유 주식의 상당 비중을 1~3개월가량 매도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과 비교해도 소극적 태도다. 앞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에브리봇의 경우 FI인 스마트앤그로스 등이 보유 주식에 대해 3개월 자진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피엔에이치테크의 경우에도 모든 FI가 보유 주식의 절반에 대해 1개월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FI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오버행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공모 후 지분율이 15.89%에 달하는 유안타 세컨더리2호 펀드(운용사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호흡이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주식 중 20%에 대해서만 보호예수를 걸어뒀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상태다. 2017년 결성된 유안타 세컨더리2호 펀드는 2023년 3월이 만기며 여기서도 청산까지 2년의 연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에스앤디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성장성을 입증해 FI를 포함한 주주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전 상장 후 공모주주의 지분율이 24.19%에 이르는 만큼 청약자들의 장기 투심 잡기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FI의 경우 4년여만에 찾아온 자금 회수 기회인 탓이다. 특히 구주 전문 벤처조합인 세컨더리 펀드 특성상 조기 투자와 회수가 잦은데, FI 6곳 중 3곳이 세컨더리 펀드로 구성돼 있다.
최근 FI의 움직임도 우려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지앤텍명장 세컨더리 투자조합이 작년 말 6000주를 매각해 주요 주주 지위를 잃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수요예측을 목전에 둔 지난달에 최저 희망밴드 밑단에서 상당수 주식을 매도해 공모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에스앤디가 희망밴드로 주당 3만~3만2000원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평균 2만7857원 단가에 총 14만주를 매도했다. 이 가격이 시그널링 효과를 내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호응이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앤디 관계자는 "2002년 벤처 투자 유치 이후 제3자 배정 사모 증자는 한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일반공모를 통해 자본금을 대거 불려 건기식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만큼 일반주주들이 기대를 걸어도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모자금으로 증설할 건기식 생산부지는 회사 소유"라면서 "현재 생산가동률이 98%에 이르고 있어 자사 부지 기반 탄력적 증설이 곧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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