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기업가치 재평가]무한확장 엔터·게임즈, 모빌리티와 다른 시선④M&A로 몸집 불려도 반발 적어, 플랫폼·콘텐츠 사업특성 차이
원충희 기자공개 2021-10-05 08:21:58
[편집자주]
카카오는 혁신이었다. 2010년 3월 나온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생활을 단숨에 바꿨다. '문자'를 대신해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말그대로 '국민 메신저'가 됐다. 이후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운송 등으로 확장하며 모바일 생활 플랫폼이 됐다. 올해 카카오그룹은 시가총액 100조원, 128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린 대기업이 됐다. 일상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카카오는 불공정 경쟁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 왔다. 국민메신저에서 탐욕의 대상이 됐다. 더벨은 카카오그룹의 성장전략과 기업가치 등을 통해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을 재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계열사들은 탄탄한 실탄과 확장력을 토대로 인수합병(M&A)과 신규설립을 통해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업권의 반응은 천양지차다. 모빌리티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센 반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이렇다 할 충돌이 없다.모빌리티는 인프라 및 플랫폼 속성을 지녀 규모의 경제와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 곳이다. 이와 달리 엔터와 게임 등 콘텐츠 업종은 규모보다 트렌드와 창의력이 우선시되는 영역이라 규모를 내세운 독과점이 어려운 탓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업체 2곳을 추가로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리운전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수철회와 중단을 요구하고 시민단체도 택시가맹·호출 사업을 병행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엔터와 음악·영상콘텐츠, 게임업계에선 택시·대리운전업계 만큼의 반발이나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지 않고 있다. 유사한 전략에도 업계와 이해관계자 반응은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차이는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의 영역 특성에서 기인한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는 플랫폼 사업이라 규모의 경제와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 분야"라며 "게임, 엔터 등 콘텐츠 사업은 참신함과 대중성이 중요한 업권이라 한 기업이 시장을 잠식하는 게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를 내세운 크래프톤이 전통 강호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뛰어넘어 게임대장주를 차지했다. BTS를 성공시킨 하이브도 빅3(SM, YG, JYP)를 제치고 엔터 1위에 올랐다. 히트 콘텐츠 하나가 업계 순위를 단번에 뒤바꿀 수 있다.
카카오엔터는 국내 1위 음원플랫폼 '멜론'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업체들이 공세가 매섭다. 영상콘텐츠 분야에선 스튜디오드래곤, JTBC스튜디오 등과 경쟁하며 이제 기반을 깔고 사업을 육성 중이다. 이 업권에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압도적인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고 있어 오히려 이들의 잠식 우려가 있다.

게임도 비슷하다. 카카오게임즈가 주력 인수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개발사 또는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이다. 모바일 게임 유통망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몇몇 플랫폼 업체가 쥐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이 워낙 커 인앱결제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가격책정 및 독과점 이슈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지만 콘텐츠 업체들은 그런 경우가 드물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방송국이나 영화배급사들이 갑의 위치를 남용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요즘은 플랫폼 매체가 워낙 다양해져 고객 영상콘텐츠 선택권을 제한하기 어려워졌다"라며 "콘텐츠 업체들은 대중과 플랫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규모로 시장을 장악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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