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콘' 반열 오른 두나무, 하나금융 클럽원이 잡았다 [PB센터 풍향계]삼성동·한남동 점포 동시 투자…총 250억, VVIP 구주 투자 상품
양정우 기자공개 2021-10-15 07:45:1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7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Club1)이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잡았다. 삼성동 클럽원뿐 아니라 한남동 클럽원도 초고액자산가(VVIP)에 투자 기회를 제공하면서 비상장투자 명가로 부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두나무는 이번 구주 매각 딜에서 기업가치 10조원 수준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를 넘어 데카콘(10조원 이상) 반열에 올라섰다. 클럽원은 올해 회수 잭팟을 터뜨린 크래프톤 상품의 바통을 두나무가 이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클럽원의 삼성동과 한남동 지점은 두나무에 구주에 투자하고자 총 25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집했다. 업비트를 소유한 두나무가 워낙 조명을 받다보니 두 점포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단번에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본래 국내 VVIP의 비상장투자 메카는 삼성동 클럽원이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클럽원 브랜드화를 선언하면서 2호 지점으로서 한남동 점포를 개소했다. 삼성동 점포가 오랜 기간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다져왔으나 이번 딜에서는 한남동 임직원도 고객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총 모집 규모는 삼성동 점포가 한남동 지점을 압도했다. 각각 200억원, 50억원 정도를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상품에 투자하려던 VVIP의 경합이 치열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동 지점이 훨씬 많은 물량을 고객에게 제시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올해 신설된 한남동 점포가 빠른 속도로 비상장 상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WM업계 관계자는 "클럽원은 은행과 증권의 복합 점포로서 VVIP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비상장 상품에 관심이 많아 클럽원을 찾는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남동 점포도 이런 니즈를 파악하고 있기에 무엇보다 비상장투자의 기회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두나무는 하루 기준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올들어 암호화폐의 거래가 폭증하면서 국내 1등 거래소인 업비트가 최대 수혜를 누렸다. 두나무가 가상화폐 투자자의 거래 수수료를 휩쓸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1조8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나무의 주요 사업은 △업비트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이다. 사실상 업비트에서 거두는 수수료 수입이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이용자 예치금 잔액은 5조2678억원으로 국내 2위 사업자인 빗썸(1조349억원)의 5배에 이른다. 8월 말 기준 총회원 수는 840만명, 누적 거래액은 30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수료는 거래 대금의 0.05~0.2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WM업계에서는 업비트의 거래액이 글로벌 대형 거래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 나스닥에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경우 시가총액이 약 528억달러(62조원)에 달하고 있다.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2000억달러(약 230조원)의 기업가치로 자금 유치를 시도했던 것으로 주요 외신이 보도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껑충 뛰면서 향후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거래소와 같은 선상에서 평가를 받으면 쿠팡에 이어 다시 한번 토종 기업이 상장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단행된 두나무 구주 거래의 전체 규모는 총 1000억원 안팎이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가 쥐고 있던 구주를 신규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향으로 단행됐다. 올해 초 DSC인베스트먼트가 두나무에 100억원을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암호화폐 광풍이 불면서 불과 반년 사이 몸값이 6~7배 가까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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