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투자에 '부채 2.6조' 조달, 달라진 롯데 화학 재무기조 총 4.4조 사업중 1.8조만 출자, 수소 신사업 투자 부담에 '리스크 분산'?
박기수 기자공개 2021-10-26 10:24:5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수적·안정적' 재무 활동의 대명사와 같았던 롯데케미칼에 변화 기조가 감지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이라고 여겨졌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과 화학산업 신사업으로 낙점된 수소 사업에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부으면서다. 여기에 롯데케미칼과 어울리지 않는 대규모 차입까지 예고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끈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 CHEMICAL INDONESIA)은 1조433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지분 75.86%를 보유한 자회사 LC타이탄(LOTTE Chemical Titan Holding Berhad)이 각각 7022억원, 7309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2019년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당시 일부 출자를 단행했던 두 기업은 유상증자 분까지 합치면 인도네시아 법인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사업은 에틸렌 100만톤·EG(에틸렌글리콜) 70만톤·BD(부타디엔) 70만톤·PE(폴리에틸렌) 60만톤·PP(폴리프로필렌) 60만톤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2018년 7월 신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에 방문에 기공식에 참여하는 등 신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1조8000억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의 규모는 약 4조4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2조6000억원의 자금이 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진행을 위해 추가 출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의 사업 규모는 39억달러(4조4000억원)"라면서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법인이 자체 차입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롯데케미칼의 경영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롯데그룹 선대회장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부터 롯데케미칼의 최우선 경영 원칙은 '무차입 경영'이었다. 언제든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을 극대화하면서 유사시에 적절히 대응한다는 게 롯데 화학의 재무 기조였다.
현재도 그렇다. 올해 상반기 말 롯데케미칼의 별도 부채비율은 36%에 불과하다. 순차입금비율은 0.4%로 사실상 보유 현금량중 차입 비중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회사 LC타이탄 역시 마찬가지다. LC타이탄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부채비율은 14.6% 수준이다. 충분히 모회사로부터 더 수혈받을 여유가 있음에도 인도네시아 법인이 자체적으로 레버리지를 부담하는 셈이다.
업계는 그 배경으로 롯데케미칼이 진출하는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을 꼽는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중순 수소 사업에 2025년까지 2조원을 투입하고 2030년까지 2조2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내용의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던 바 있다. 청정수소 생산·수소 충전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수소 관련 인프라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실제 최근 롯데케미칼은 '클린 H2 인프라 펀드(Clean H2 Infrastructure Fund)'에 약 1억유로(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수소 사업에 대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클린 H2 인프라 펀드는 에어리퀴드(Air Liquide)와 토탈(Total) 사가 공동 주도로 만든 15억유로(2조원) 규모의 글로벌 수소 투자 펀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사업은 롯데케미칼이 그간 이어왔던 기초화학소재 사업을 글로벌 규모로 확장하는 개념"이라면서 "신사업군인 수소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가 예고돼있기 때문에 본사의 재무 역량을 인도네시아 사업에만 집중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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