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IBK기업은행, 지배구조 평가 하향…부실펀드에 '발목'지난해 B+에서 B로 하향 조정, 내부통제 ‘결함’ 원인
김규희 기자공개 2021-10-29 13:44:3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통합 등급은 전년과 동일한 B+를 유지했으나 상향 평준화 된 시중은행과 비교해 아쉬움을 남겼다.특히 지배구조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기업은행은 하나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B 등급에 머물렀다. 라임, 디스커버리펀드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로 내부통제에 결함이 드러난 영향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CGS는 국내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해 ‘2021년도 ESG 등급’을 공표했다. 상장사 950개를 대상으로 환경(E)·사회(S)·지배구조(G) 평가를 진행하고 비상장 금융사 55개에 대해서는 지배구조만 평가했다.
KCGS는 상장사가 아닌 은행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평가모형'을 적용했다. 은행들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지주사와 별도로 지배구조법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인 기업은행은 지배구조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 부문에 대한 평가도 받았다.
KCGS의 ESG등급은 총 7단계로 이뤄졌다.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이다. 기업은행은 종합 등급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B+를 유지했다. 환경과 사회 등급은 각각 B+에서 A로, A에서 A+로 상향됐으나 지배구조 등급은 B+에서 B로 하향됐다.
지배구조 B등급은 전체 금융회사 중에서도 아쉬운 성적에 속한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7개 단계 중 B 등급이 부여된 은행은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3곳이다. C와 D 등급을 받은 곳은 없다.
기업은행의 지배구조 평가가 낮은 이유는 내부통제에 결함이 발생한 탓이 크다. KCGS는 금융사 지배구조를 평가할 때 주주권리보호와 이사회,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정보공개 등 항목을 종합해 평가한다.
라임, 디스커버리펀드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영향이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과 임직원에 대해 제재를 결정했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원, 318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당시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각 695억원, 219억원 등 총 914억원의 환매가 중단됐다. 2019년 600억원 가량 판매한 라임펀드도 293억원 가량이 환매 중단됐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른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담당 임원이었던 전직 부행장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기업은행에 대해서도 업무 일부정지 1개월의 중징계를 부과했다.
KCGS에 따르면 금융사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는다. 아직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워치 리스트에 올린 채 ESG 등급을 평가했다. 소비자피해 규모와 내부통제 시스템 작동 여부 등 사항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당국 제재에 국한하지 않고 내부통제기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 해당 금융상품의 흠결 및 왜곡 사항을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이사회의 사전 역할 노력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등을 고려했다.
기업은행과 같이 당국 제재를 받은 은행들에게는 낮은 지배구조 등급이 부여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B 등급을 받았다. DLF사태 외에도 라임, 디스커버리펀드 등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KCGS 관계자는 “올해 기업은행의 지배구조 부문 점수는 전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고 곧바로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건 아니지만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기구, 이사회 등을 지배구조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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