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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리콜 사태 반복...재무 타격, 신용도 변수 [Earnings & Credit]대규모 충당금 영향, 실적 저하…LG에너지솔루션 내년 코스피 입성 관건

김지원 기자공개 2021-11-09 08:0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4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 리콜 사태 탓에 3분기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이 선전했지만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신용평가업계는 배터리 리콜 사태가 LG화학의 향후 신용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비용을 인식할 때마다 LG화학의 재무지표가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건드릴 정도로 나빠지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리콜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재무적 버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역시 불확실성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GM 리콜 합의금 여파…신용도 좌우 변수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6102억원, 영업이익 72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2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0%가량 감소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제너럴모터스(GM) 볼트 전기차(EV) 리콜 합의로 약 6200억원의 충당금을 잡은 것이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에도 910억원의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는데 3분기에 또다시 손실을 인식했다.

배터리 부문의 리콜 사태는 LG화학의 신용도 향방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LG화학에 'AA+, 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AAA 등급 상향 조건을 충족했던 재무지표가 대규모 리콜 관련 비용을 인식할 때마다 등급 하향 트리거를 건드릴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LG화학은 2019년과 2020년에 ESS 화재와 현대자동차 리콜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당시 발생한 손실은 ESS 화재 4200억원, 현대자동차 리콜 7000억원이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등급 하향 트리거인 1.5배를 넘어섰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호조로 등급 상향 조건을 충족했다. 배터리 부문 충당금이 2분기 반영되긴 했지만 910억원으로 규모가 작았던 덕분이다. 그러나 3분기 대규모 리콜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등급 상향 조건에서 다시 멀어졌다.

<출처: LG화학>

◇리콜 사태 관건…IPO 자금 유입 예정

리콜의 재발 여부는 향후 LG화학의 신용등급을 가를 전망이다. LG화학은 배터리 품질 서비스를 강화해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을 낮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용평가업계는 의심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배터리 부문 리콜 사태가 반복되고 있어서 이번 이슈가 일회성 이벤트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아직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유사한 이슈가 발생하는지를 지켜보며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화학이 배터리 관련 충당금으로 영업이익에 타격을 받은 것은 올해로 연속 3년째다. 이 과정에서 약 2조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았다.

배터리 부문은 2017년과 2018년에 수익성을 대거 개선했다. 그러나 2019년 ESS 설비 화재가 발생했고 방지 시스템을 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42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지난해에도 현대자동차의 코나EV 리콜 조치로 2020년 결산에 약 7000억원의 대규모 비용을 인식했다. 그 결과 배터리 부문은 적자를 냈다. 올해도 제너럴모터스의 볼트 EV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7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했다.

대규모 투자도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LG화학은 올해 석유화학과 배터리 부문를 포함한 설비 투자에 총 6조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 사이 총차입금은 2017년 말 연결 기준 3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조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LG화학은 투자에 대응하고자 LCD편광판 사업을 올해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추가로 받아야 하는 배터리 소송 합의금 1조원도 남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도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내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상장 수순을 밟고 있다.

GM 리콜 등으로 상장 절차가 소폭 지연됐으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외부에서 투자금이 들어오는 일회적 요인에 기대기보다 근본적 이익창출력을 제고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불확실성이 많아 증시에 입성하기 전까지 보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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