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엘리트, 에스콰이아 '회계 오류' CB 100억 돌려줬다 외부감사인 내부회계관리 시스템 지적, 사채권자 5개월만에 자금 회수
이효범 기자공개 2021-11-03 10:06:5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2: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형지엘리트가 올해 6월 발행한 전환사채(CB)를 통해 조달한 100억원을 5개월여 만에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회계처리 오류로 인해 내부통제절차가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을 받으면서 CB사채권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달한 자금을 신규사업 진출 등에 투입하려 했지만 이같은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종속회사 내부통제절차 미흡, 사채권자 조기상환 요청
형지엘리트는 올해 6월 발행한 CB 100억원을 만기전 상환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해당 CB는 만기는 2026년 6월로 만기 이자율은 1%로 책정됐다. 당시 신규사업 진출 및 신규 브랜드 개발을 위한 투자, 운영자금 조달 등을 CB를 발행목적으로 밝혔다.
공시에 기재된 발행 대상자는 BNK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가 발행 주관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셀다운(재매각)을 실시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CB 전환권 행사는 1년 뒤인 2022년 6월부터 사채 만기일까지 가능하다. 최초 전환가액은 5437원이다.
일반적으로 CB 상환은 발행일을 기준으로 빨라야 1년 후부터 이뤄진다. 발행사가 CB를 되살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을 발행일 이후 1년이 경과한 날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채권자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도 발행일 이후 2년 경과된 날부터 행사 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 형지엘리트가 발행한 CB 역시 이같은 조건을 갖췄다.
형지엘리트는 그러나 최근 발행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조달한 100억원을 사채권자에게 모두 상환했다. 콜옵션과 풋옵션에 따른 상환은 아니라는 얘기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종속회사에 대한 자료의 수집 통제 및 검토와 관련된 회사 내부통제절차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외부감사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에 따라 상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CB 발행을 위한 사채권자와의 계약에는 트리거 조항이 포함된다. 그 중 하나가 발행사가 외부감사인로부터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다. 기한이익 상실 사유 발생에 따라 사채권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이와 달리 형지엘리트가 CB를 상환하게 된 것은 자회사인 형지에스콰이아의 과대계상 오류에 따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한 검토의견이 트리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기도 했다.
당시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형지엘리트 주가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 이후 큰폭으로 하락했다. 공시는 9월 17일 장 마감 이후 이뤄졌는데 해당일 종가기준 주가는 4535원으로 나타났다. 다음날인 18일 주가는 3390원으로 급락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이슈는 감사의견 비적정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 중 하나다.
형지엘리트는 6월말 별도기준 자산총계 1조원 규모의 교복회사다.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6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부채는 39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6.82%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2019년 6월말 24.95%, 2020년 6월말 39.46%로 올랐다.
다만 매출이 감소하면서 순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본에 포함되는 이익잉여금도 30억원 규모로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잉여금은 100억원을 웃돌았다.특히 2020년 7월초~2021년 6월말까지 매출액은 600억원을 하회했다. 최근 10여년간 매출액은 계속 내리막세다. 형지엘리트 역시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외부 자금을 조달해 신규사업, 신규 브랜드 개발 등에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형지에스콰이아 무슨일이?
형지엘리트 CB 상환을 불러일으킨 도화선은 형지에스콰이아의 회계처리 오류 문제였다. 양사는 모자회사로 형지엘리트가 형지에스콰이아 지분 99.29%를 소유하고 있다.
형지에스콰이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26일 감사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기 오류 수정사항을 논의했다. 또 9월 23일 재무제표 재작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기 주주총회를 5일 앞둔 상황이었다. 당시 주총 안건 중 하나가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올해 6월말 기준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2019년 6월말, 2020년 6월말 현재 일반기업회계기준에 의한 재무제표 작성 시 재고자산, 매출채권 및 기타수취채권의 과대계상 오류를 발견했다. 이에 따라 각 재무제표 상 자기자본이 20억원 가량 부풀려진 부분을 수정했다.
형지에스콰이아의 외부감사인은 올해 6월말 결산부터 한길회계법인이 맡았다. 앞서 외부감사인은 수년간 삼정회계법인이었다. 지난해 모회사인 형지엘리트 외부감사인이 한길회계법인으로 변경되면서 형지에스콰이아 외부감사인도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형지에스콰이아 외부감사인은 감사의견 기타사항을 통해 "우리는 2021년 6월 30일로 종료되는 감사의 일부로서 '주석 28'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재무제표를 수정하기 위해 적용된 조정사항들에 대해서도 감사를 수행했다"며 "위의 조정사항을 제외하고 2020년 6월 30일로 종료되는 재무제표 전체에 대해 감사의견 또는 기타 어떠한 형태의 확신도 표명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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