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2.0]리더십 교체기 3년, 구광모식 LG 색깔 강화①조력자 구본준 회장 계열 분리·, 권영수 부회장 LGES로 이동
박기수 기자공개 2021-11-18 10:20:57
[편집자주]
재계 4위 LG그룹에 3년 전 새로운 총수가 등장했다.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아들 구광모 상무가 주인공이었다. 전임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40대의 오너 경영인은 그렇게 '회장'이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리더십 교체기를 거쳐 총수 1인의 색채가 빛날 수 있는 전환기를 맞은 셈이다. 구광모 회장의 LG그룹의 이전 3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LG그룹의 모습을 더벨이 그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가 기업을 경영하는 국내 특유의 기업 문화 속에서도 시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전문경영인이 존재한다. 삼성의 권오현 회장, 롯데의 황각규 부회장은 각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었다. SK의 조대식 의장, 한화의 금춘수 부회장, 현대중공업의 권오갑 회장은 여전히 현역이다.재계 4위 LG그룹에도 총수를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이 시기마다 있었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옆에는 강유식 부회장과 조준호 LG인화원장, 하현회 부회장 등이 있었다. 이들은 총수와 함께 그룹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 전반을 이끌었던 인물들이었다.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회장(사진)의 첫 3년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은 권영수 부회장이었다. 권 부회장은 당시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인 'LG그룹 부회장단' 중 한명으로 LG유플러스 소속이었다. 그러다 하현회 부회장과 자리를 맞바꾸며 새로운 총수를 보좌하는 첫 전문경영인이 됐다.
구광모 회장이 '회장'에 취임하기 전 직급은 상무였다. 1978년생인 구광모 회장은 2004년 구본무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하고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 대리로 입사했다. 2011년 LG전자 차장, 2013년 LG전자 부장을 거쳐 입사 8년 만인 2015년 1월 ㈜LG의 시너지팀 상무로 승진했다. 이 때까지는 다른 '후계자들'과 비슷한 행보였다.
그러던 2017년 말, LG그룹 연말 인사에서 구 회장은 LG전자 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인사 발령 직후 구본무 전 회장의 와병설이 돌았고 약 6개월 뒤 별세하면서 구광모 '상무'는 '회장'이 됐다. 직후 지주사 대표이사로 임명된 권 부회장은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젊은 총수 옆에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잡고 경영 현안을 살펴야 했다. 자연스럽게 업계도 권 부회장을 통상의 전문경영인 이상의 존재감을 지닌 인물로 바라봤다.
권 부회장을 포함해 구 회장 주변에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6인의 부회장단(당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을 비롯해 아버지의 동생이었던 구본준 부회장(현 LX그룹 회장)도 LG그룹에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 새로운 40대 총수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에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 섞여 있었다.
그렇게 3년을 보낸 후 LG그룹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고문'으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은 올해 초 LX그룹으로 계열 분리했고, 최근 권영수 부회장은 ㈜LG 대표이사직과 계열사 등기임원직들을 모두 반납하고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주사 대표이사는 그룹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인 만큼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이사회에 포진된다. 권 부회장 역시 그간 LG유플러스·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의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이동하면서 이 자리들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지주사와 계열사 등기임원직에 두루 앉아있던 이전과는 무게감이 확실히 다르다. 권 부회장의 자리는 연말 구광모 회장의 선택을 받은 새로운 인물로 채워질 전망이다.
첫 3년, '상무에서 총수가 된 회장' 주변을 지켰던 핵심 조력자들이 각자 자리를 찾아간 현재 업계는 앞으로의 LG그룹에 구광모 회장의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준비가 덜 된 젊은 총수 이미지를 벗은 구광모 회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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