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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LNG, 1700억 완판 도전…'업종·북클로징' 변수 [발행사분석]AA0 회사채 수급은 견조…저금리 확정 쉽지 않아

강철 기자공개 2021-11-17 07:36:3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LNG터미널이 올해 두 번째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얼어붙은 크레딧 시황을 극복하며 1700억원 모집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7년 전 LNG터미널 건립 당시 발행한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투입한다.

업계에선 AA0 등급 회사채에 대한 견조한 수급을 거론하며 보령LNG터미널이 완판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발전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투심과 기관의 회계연도 장부 마감(북 클로징)은 수요예측 흥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전액 만기채 차환…300억은 자체 충당

보령LNG터미널은 오는 17일 4회차 회사채의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 1700억원을 5년물 1000억원, 7년물 700억원으로 나눠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5·7년물 모두 개별 민평수익률의 '-30~+30bp'를 가산금리 밴드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업무는 산업은행, NH투자증권, SK증권이 총괄한다. 보령LNG터미널이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빌려주고 있는 산업은행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대표 주관사 외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회사채로 조달하는 자금은 전액 만기채 차환에 투입한다. 2014년 11월 LNG터미널 건립 당시 발행한 7년물 2000억원의 만기가 오는 26일 도래한다. 원활한 차환을 위해서는 모집액 목표인 1700억원 완판에 성공해야 한다.

보령LNG터미널은 당초 모집액을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10월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은 회사채 시황을 고려해 발행 규모를 15%가량 줄였다. 잔여 차환분 300억원은 보유 중인 현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5·7년물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0,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터미널 이용 계약(TUA)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주요 고객사의 우수한 신용도 △'고정기간-총액확정분' EPC를 통한 시공 리스크 최소화 등을 감안해 지난 6월에 이어 다시 AA0 등급을 매겼다.

주요 주주인 SK E&S와 GS에너지의 연대 보증도 신용도에 반영했다. 양사는 보령LNG터미널이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시 추가 출자 또는 후순위 대출 형태로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하는 자금보충 약정을 맺었다.

보령LNG터미널 TUA 내역 <출처 : 한국신용평가>

◇수요예측 흥행 장담 어려워

시장에선 AA0 신용도를 거론하며 보령LNG터미널이 무난하게 1700억원을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A0 회사채는 10월 들어 크레딧 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수급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현대제철, ㈜GS, LG유플러스가 모두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보다 2~3배가 넘는 자금을 모았다.

다만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는 발전업에 대한 투자 심리는 흥행과 저금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변수다. 올해 상반기부터 급등한 LNG 가격으로 인해 저하된 마진율은 국내 발전사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시황은 발전사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말 프라이싱에 나선 파주에너지서비스는 추가 청약을 실시한 끝에 가까스로 800억원 완판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회사채 입찰을 실시한 한국동서발전은 기대보다 저조한 수요를 확인한 결과 조달 규모를 28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줄여야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발전, 정유, 에너지 등이 ESG 투자 흐름에 역행하는 업종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민자 발전사는 배제하더라도 공사채가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크레딧 시장이 연말 휴지기에 들어간 점도 수요예측 흥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다. 현재 많은 기관이 북클로징을 앞두고 투자 예산을 줄이고 있다. 지금의 업황을 감안할 때 예산에 여유가 있는 기관도 무리해서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도 대부분 올해 시장성 조달을 마감했다. 보령LNG터미널 외에 연내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곳은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CJ CGV 정도다. 이달 말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개점휴업 상태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CM은 ECM과 비교해 기관 투자자가 전체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힘이 훨씬 강하다"며 "그러다보니 투자 쏠림 현상이 심하고 연말같은 비수기에 유동성이 한꺼번에 말라버리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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