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를 움직이는 사람들]퍼블리셔 기틀 닦은 '전환기 리더' 남궁훈①모바일·퍼블리싱 등 사업 전환때마다 '키맨'…글로벌 진출로 제2도약 꿈꿔
황원지 기자공개 2021-12-06 08:09:15
[편집자주]
상장 1년만에 시가총액을 3배나 넘게 불린 카카오게임즈가 제 2라운드를 준비한다. 카카오게임즈는 6년 전 업계에 뛰어든 이후 단순 유통사에서 대작 퍼블리싱, 자체 개발능력까지 확충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성공을 발판삼아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를 이끄는 키맨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장사 중 주가 흐름이 드라마틱한 회사 중 하나다. 6월 초만 해도 5만원 근방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지난 6월 28일 '오딘:발할라라이징'이 출시된 이후 급격히 치솟아 한때 장중 11만6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따지면 4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기업가치가 늘었다.카카오게임즈가 화려하게 비상한 배경엔 계속된 체질개선 노력이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인 역사를 써 왔다. 개발사가 아닌 게임 유통사로 시작해 퍼블리싱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이후 잇따른 개발사 인수를 통해 개발 역량을 확충하며 기초체력을 길렀다. 오딘의 성공도 이와 같은 꾸준한 투자 덕분이다.
체질개선을 이끈 건 '전환기 리더' 남궁훈 대표다. 남궁 대표는 한국 IT 업계 역사상 굵직한 회사들을 모두 거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삼성 SDS에서 만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네이버와 NHN의 모태 한게임을 창업했고 이후 CJ E&M에서 추후 넷마블이 되는 게임사업부문을 맡았다.
남궁 대표는 사업가로서 의사결정이 빠르고 추진력 있기로 유명하다. 2012년 위메이드 대표 취임이 대표적이다. 2011년 CJ E&M에서 나오면서 게임업계를 떠났다가 위메이드 대표로 복귀를 선언했다.
복귀 이유는 모바일 게임에서 기회를 봤기 때문이다. 리니지 등 PC게임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이용자와 매출이 모두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행동도 빨랐다. 위메이드 대표 취임 한달 만에 모바일 사업 발표회를 열어 카카오톡에 바이킹아일랜드 등 3종 게임을 론칭했다. 당시는 카카오톡이 갓 모바일 게임 론칭을 준비하던 시기다. 아무도 성공하리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투자를 결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캔디팡,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등 굵직한 히트작들이 남궁 대표 손에서 나왔다.
2015년 카카오가 엔진을 인수했을 당시에도 남궁 대표를 두고 '카카오의 구원투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했던 카카오 게임은 성공한다는 공식이 시들해질 때였다. 타사 게임을 플랫폼에 유통시키는 대가로 소정의 수수료를 얻는 채널링 서비스로는 매출을 올려도 수익은 적은 상황이 지속됐다.
카카오게임즈 대표로 취임한 남궁 대표는 게임 퍼블리싱 사업 진출로 돌파구를 찾았다. 2016년부터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퍼블리싱, 이듬해 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퍼블리싱을 맡았다. 덕분에 카카오게임즈 전체 매출에서 채널링 매출 비중은 2018년 말 10%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남궁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내부 소통에 강하다고 한다. 퍼블리싱으로 외형을 급격히 키우면서도 한두개의 대작에 의존하지 않고 중소규모 게임으로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한 배경엔 이같은 내부소통이 있었다.
퍼블리싱으로 발판을 닦은 후엔 개발사 M&A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 투자, M&A를 비롯한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을 맡고 있다.
개발사를 인수할 경우 게임 매출 전체를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어 이익이 두배로 늘어난다. 2020년 초 '리니지의 아버지'라 불리는 송재경 대표의 엑스엘게임즈를, 올해엔 오딘의 라이온하트를 인수하며 기초체력을 키웠다.
남궁 대표의 다음 스텝은 '글로벌'이다. 지난 3일 남궁훈·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는 주주서한에서 "앞으로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은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히트작을 퍼블리싱하며 쌓은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삼아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남궁 대표를 지난 10월 '북미·유럽 법인장'으로 전진배치했다. 권역별 경영 전문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서구권의 각자대표도 겸임할수 있게 했다. 사업의 큰 전환기마다 성장을 이끌어낸 남궁 대표가 글로벌 성과를 얼마나 낼지가 또 이후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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