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센터 풍향계]클럽원, 비상장 상품 '매주 1건'…VVIP 발길 봇물삼성동 본점, 구관이 명관 '판매 초호황'…변동성 시대, 자산가 위험선호 뚜렷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13 13:31:25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프리미엄 점포인 클럽원(Club1)으로 초고액자산가(VVIP)의 발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본래 비상장투자 상품의 메카인 센터였지만 최근 매주 1건씩 상품을 발굴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자산관리(WM)업계에서는 최근 VVIP의 위험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당초 비상장투자에 뛰어든 자산가의 위험 감내 수준(Risk Tolerance)이 높으나 이제 각양각색 고객층에서 비상장주식을 찾고 있다. 가상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점철되는 변동성 시대에 투자자 성향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 WM업계에 따르면 클럽원(삼성동 소재)은 지난달 초부터 한 달여 간 매주 1건씩 비상장투자 상품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큐로셀과 에스엠넷 등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상품 5~6개가 가판대에 줄줄이 오르고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애당초 클럽원은 누적 기준으로 비상장투자 상품을 판매한 금액이 경쟁 점포를 압도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과거 연간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고객이 재투자에 나서는 건 물론 신규 자산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광폭 행보는 상품 소싱 역량을 드러내는 동시에 비상장 상품에 러브콜을 보내는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비상장투자의 경우 기업공개(IPO) 활황장에서 '텐베거(수익률 10배를 기록한 종목)'도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미 비상장기업에 투자해 잭팟을 맛본 자산가로서는 다른 상품에서 비슷한 기대수익률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결국 회수 금액을 다시 클럽원에 맡기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최근 신흥 부자가 주로 스타트업의 IPO에서 탄생한 것도 비상장투자가 인기를 끄는 배경이다. 구주 매출을 단행해 수백억원을 챙긴 오너는 물론 스톡옵션으로 수십억원을 마련한 임직원이 줄을 잇는다. 이들 자산가는 이미 성공을 경험한 프리IPO를 자산 증식의 루트로 삼는 경향이 짙다.
WM업계 관계자는 "최근 과감히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에 나서는 고객이 부쩍 늘어난 것도 호황을 맞이한 이유"라며 "비트코인과 NFT의 극단적 변동성에 상당 기간 노출된 만큼 비상장투자 수준의 리스크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근래 들어 클럽원이 VVIP에 제공한 비상장 상품 가운데 가장 큰 대박을 터뜨리는 건 크래프톤 딜이다. 지난해 고객 자금으로 투자한 170억원 가량이 지난 8월 IPO를 거치면서 700억원 안팎으로 되돌아왔다. VVIP는 클럽원에 지급할 수수료를 제외해도 평균 2배를 훌쩍 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클럽원에서 크래프톤 구주 딜의 첫 번째 모집을 추진했던 시점은 지난해 3월이다. IPO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회수가 일단락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시장 네트워크를 토대로 크래프톤의 기초 체력과 상장 여력을 면밀하게 따져봤다. 그 결과 상품 판매로 결론을 내렸고 자금 모집 몇 달만에 크래프톤이 IPO를 공식화하는 수순을 밟았다.
비상장투자 블라인드펀드도 클럽원의 핵심 라인업이다. 프로젝트펀드와 달리 출자자(수익자)가 펀드의 투자처를 미리 알 수 없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펀드 자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상장투자에 입문하는 VVIP에게는 그나마 안전 장치를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 상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핫'한 인기를 끄는 클럽원의 브랜드화에 힘을 싣고 있다. 본점 격인 삼성동 지점에 이어 한남동에 2호점을 개소했다. 여기에 3호점이 들어설 지역으로 반포동을 내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동 점포처럼 비상장투자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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