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임원인사 미리보기]신한금융, 올해엔 '부회장직 신설' 안 한다2022년 ‘은행·카드·라이프’ 임기만료 맞춰 신설…허영택 CMO 사장 승진 가능성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16 08:35:5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올해 계열사 CEO 및 신한금융지주 임원 인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신한금융지주 부회장직 신설 여부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부회장직 신설 구상을 주변에 밝히고 자문을 구했었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올해 조 회장이 다시 부회장직 신설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에 이어 KB금융그룹까지 부회장직 신설로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있어 신한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신한금융 안팎에선 시기적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자경위는 위원장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경위가 자회사 대표를 추천하고 각 계열사 이사회가 자격을 검증해 선임한다.
이날 자경위는 동시에 신한지주 임원도 추천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한지주 주요 부문장인 부사장 후보를 선정하고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사업체계 고도화에 따른 신한지주 조직개편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부회장직 신설 여부다. 지난해 조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부회장직 신설을 구상했었다. 당시 조 회장은 극소수 임원 및 외부 인사들에게 부회장직 신설에 대한 구상을 공유하고 자문을 구하며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조 회장의 부회장직 신설 구상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회장에게 집중된 업무와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비은행부문 전문 경영체제를 강화해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비은행 계열사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 계열사 숫자는 매년 늘어났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부회장을 중심으로 지주 차원의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지주에서 계열사의 영업활동 및 경영현안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지휘하는 역할과 권한을 부회장에게 부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의 업무가 과도하게 몰리는 상황에서 피로도를 낮추고 책임과 업무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했다"라며 "단순히 자리를 하나 신설하는 것이 아닌,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정교하게 다듬고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고민했지만 현실화 하지는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부회장직 신설은 없었다. 대신 애초 부회장직 신설 구상의 출발점이었던 비은행부문 강화와 자회사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전담 임원을 선임했다. 지난해 신한지주 자경위는 경영관리부문을 신설하고 허영택 전 신한캐피탈 사장을 부문장(CMO)으로 임명했다.
다만 허 전 사장의 직급은 부사장이었다. 당시 지주 직급 체계상 사장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허 부사장은 수석부사장으로 계열사 전반의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았다. 부회장이나 사장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셈이다.
올 한해 허 부사장은 계열사 전반의 경영 현안 및 순이익 목표 등을 제시하고, 계열사를 다독이며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을 이끌었다. 특히 사모펀드 이슈 등 충당금 대거 적립에 따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비은행 모두 고르게 성장시키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허 부사장은 올해 승진을 하려면 부회장이나 사장 직 신설이 동반돼야 한다. 다만 부회장직 신설은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내부 판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을 갑자기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데 따른 안팎의 부담도 크다. 더불어 계열사 CEO들과의 형평 및 의전 등을 고려해 사장으로 한 직급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내년 임기 만료를 맞는 주요 계열사 CEO(사장)들과도 급이 맞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말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은 일제히 임기 만료를 맞는다. 내년 말 부회장직을 신설할 경우 임 사장, 성 사장 등 계열사 CEO와 허 부사장 가운데 부회장이 탄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쟁사들을 둘러봐도 비슷한 사례가 눈에 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주요 계열사 CEO 임기를 마친 인물들을 부회장으로 선임해 지주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을 거쳐 경영 현안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지주로 불러들여 경영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또 차기 회장 후보군을 양성해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다짐과 동시에 검증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조 회장이 구상했던 부회장직 신설은 올해도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이미 부회장직 신설의 이유였던 계열사 경영관리부문을 지주 내 공식 조직으로 출범시키고, 해당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머지 않아 신한금융도 부회장 체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부회장직 신설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고, 허 부사장의 승진 여부도 공론화 하지는 않았다”며 “필요에 의해 자리를 만들고 인물을 영입한다는 실용주의 인사원칙에 의거해 명확한 RNR을 바탕으로 지주사 임원 인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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