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한빗코, 실명계좌 확보 총력전 [재도약 나선 코인거래소]③사업자신고 마감일에 실명계좌 협상 결렬…AML 구축 등 내실다지기 돌입
성상우 기자공개 2021-12-21 07:06:06
[편집자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위기가 찾아왔다. 은행과의 계좌연동 계약에 실패하면서 원화마켓을 닫고 '코인전용 거래소'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재도약을 꿈꾸는 중소 코인 거래소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5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빗코는 보릿고개를 넘는 중이다.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코인 전용 마켓만으로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상황 반전이 일어날 때까지 버틴다는 복안이다.문제는 마냥 버티기엔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사업을 정상 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선 원화마켓 오픈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은행이 발급하는 실명계좌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한빗코는 9월말 특금법 시행 유예기간 마감일 당시 실명계좌 확보 문턱까지 갔다. 당시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이어 고팍스와 함께 가장 유력한 원화마켓 허가 후발주자로 꼽혔다. 한빗코는 마감일 당일까지 광주은행과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마감일 당일 오후까지 광주은행 측의 확답을 받지 못하면서 원화마켓을 제외한 코인 전용 마켓만으로 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냈다. 당시 한빗코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고팍스도 전북은행과 마지막날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가장 유력한 후발주자 두 곳이 모두 원화마켓으로 제도권에 편입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원화마켓을 통한 제도권 편입이 목전에서 무산됐지만 고팍스와 달리 실적 측면에서의 타격은 미미했다. 고팍스는 실명계좌 확보 실패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존 원화마켓을 폐쇄해야했지만 한빗코는 처음부터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 감소 효과는 거의 없었다. 이후로도 한빗코는 줄곧 코인 전용 마켓만으로 '버티기'를 하고 있다.
다만 한빗코에게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코인 전용 마켓만으론 유의미한 실적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장기간 감내하기엔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모회사 엘조비의 지원과 올해 유치한 약 60억원 규모 투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반등을 이뤄야하는 상황이다.
사업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결국 제휴 은행 확보다. 최근 사업상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실명계좌 확보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고 있다. 거래소 사업으로 유의미한 매출을 발생시키고 중장기적 생존을 담보하려면 원화마켓 운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빗코가 지난 9월 이후 내실다지기에 집중해 온 것 역시 이때문이다. 당국이 요구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의 핵심 요건을 갖춰놓는다면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봤다. 내실다지기는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확립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AML 구축은 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한빗코는 추후 은행들이 후발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실명계좌 발급 검토에 나설 때 계약 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키는 AML 구축 여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금법 시행에 맞춰 올해 초 공동대표직에 오른 안해균 대표도 본격 제휴은행 찾기에 나섰다. 최근 은행 몇 곳과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빗코측은 실명계좌 확보 가능성에 대해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한빗코 관계자는 "안 대표가 여러 채널을 통해 은행권과 접촉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협의의 시기가 당장 올해 연말이나 내년초 정도로 앞당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더 긴호흡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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