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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신한금투 넘보는 신한캐피탈 아쉬운 5위⑤'라임사태' 넘어선 신금투, 초고속 회복세…캐피탈 ‘IB·벤처’ 꾸준한 성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17 08:26:32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돌풍의 주역은 신한캐피탈이었다. 최근 몇 년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올라섰다. 라임펀드 사태로 부진을 겪었던 신한금융투자 자리까지 넘볼만큼 입지를 다졌었다.

그러나 올해 신한금투와 신한캐피탈의 경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신한캐피탈은 올해도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하지만 라임펀드 이슈를 해소한 신한금투가 지난해 실적 부진의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10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은·카·생·금·캐’로 굳어진 계열사 순서도 올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신한금투, 리테일·WM 재건…초대형IB 도약 성큼

신한금투는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고 올해 재기에 성공했다. 2019년부터 불거진 ‘라임사태’를 완전히 해소하고 리테일·WM부문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397억원, 순이익 36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3분기 3081억원 대비 75.17%, 순이익은 1844억원 대비 99.24% 증가했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라임사태’의 여파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리테일·WM부문은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다. 오히려 라임사태 리스크를 진화하고 뒷처리 하는 일에 몰두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며 성장동력을 되살렸다. 주력인 리테일·WM부문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듯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홀세일부문, GIB부문, GMS부문 등도 모두 성장하며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의 질도 좋아졌다.


이미 올 3분기 만에 정상 영업을 펼쳤던 2019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것은 아니다.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은 2019년 3.60%, 지난해 1.66%에서 올 3분기 누적 5.93%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는 물론, 2019년 대비로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부진을 완전히 씻으며 지난해 추락했던 위상을 다시 되찾은 모습이다. 신한금융 내 계열사 순위에서도 지난해 신한캐피탈에 밀렸지만 올해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신한금투는 비은행부문 주력 5개 계열사(신한카드·금융투자·생명·오렌지·캐피탈) 가운데 골찌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계열사로 불명예를 안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계열사 순위 4위에 오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한캐피탈에 뒤쳐지며 체면을 구겼었지만 올해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오히려 신한캐피탈을 멀찍이 따돌리며 격차를 벌린 모습이다.

◇신한캐피탈 ‘졌잘싸’…‘벤처·IB’ 앞세워 올해도 쾌속성장

신한금투의 성장세에 가려졌지만 올해도 신한캐피탈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지난해 신한캐피탈은 비은행부문 주력 5개사 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곳이었다. 올해도 순이익 성장세 55%를 기록하며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신한캐피탈은 영업이익 2823억원, 순이익 208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57.18% 늘었고, 순이익은 54.74% 증가했다.

신한캐피탈이 주력한 벤처투자와 투자은행(IB)부문 딜(Deal) 시장에서 꾸준히 입지를 넓힌 결과다. 코로나19로 시장환경이 얼어붙은 가운데도 신한캐피탈은 벤처투자와 IB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고공성장을 이뤘다.

신한캐피탈의 사업부문은 시설대여,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 기업구조조정 및 기업인수합병 관련 업무, 부수업무(팩토링, 일반대출) 등으로 나뉜다. 대출자산을 늘려 영업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다른 캐피탈사와 다르게 벤처투자와 IB 분야에 집중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일반대출 등 대출자산의 비중이 전체 자산의 64.5%를 차지고 있다. 이어 유가증권 및 신기술사업금융 관련 자산 비중이 25.7%로 높다. 이외 시설대여(리스)자산 2.4%, 할부금융자산 0.1% 등을 기록 중이다.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대출자산이 몰려있는 만큼 수익의 질도 좋다. 올 3분기 누적 이자수익 2792억원 가운데 이자비용은 1118억원에 그쳤다. 이자비용율 40.03%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9.35%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러한 저원가성 대출을 통해 순이익률은 더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은 32.17%였지만 올 3분기에는 38.98%로 6.81%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투의 순이익률이 5.93%인 점을 감안하면 신한캐피탈의 순이익률이 6.6배 정도 더 높다.

다만 신한캐피탈의 성장세는 계열사 순서 변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 계열사 순서 변동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었다. ‘은·카·생·금·캐’ 순서가 ‘은·카·생·캐·금’으로 변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 신한캐피탈은 돌풍을 일으키지 못했다. 신한캐피탈은 성장성도 높고 수익성도 더 개선됐지만 신한금투가 지난해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루며 신한캐피탈을 압도했다. 계열사 순서도 다시 ‘은·카·생·금·캐’로 제자리걸음 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두 계열사는 업종도 다르고 영업전략도 달라 단순 비교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계열사 의전순서도 올해 실적을 내년에 곧바로 반영하기보단 순이익과 자산, 산업군별 역량, CEO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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