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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금융, 교보DNA 담긴 CVC 구축할 것" [thebell interview]②신희진 교보증권 VC사업부 이사, 벤처기업 운영 경험으로 차별화

이지혜 기자공개 2021-12-27 13:37:2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금융투자·핀테크, 헬스케어, 교육’.

교보증권이 닻을 올린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VCV)사업의 네 가지 테마다. 금융투자와 핀테크, 헬스케어는 워낙 뜨거운 감자인데다 교보생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문화·콘텐츠와 교육은 조금 다르다. 교보그룹만이, 교보그룹이라서 낼 수 있는 색채다.

신희진 교보증권 VC사업부 이사(사진)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겁다.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딛고 CVC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네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내야 한다. 역할이 국내에만 머무르지도 않는다. 교보생명 등 관계사가 해외에 진출하는 데 교보증권 CVC사업부가 주춧돌을 놓는 게 목표다.

신 이사의 경험치가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 이사는 과거 IT벤처기업을 경영하며 투자를 직접 유치해봤다. 투자자와 벤처기업의 마음을 모두 아는, 양방향으로 소통할 줄 아는 인재인 셈이다.

◇“문화와 금융은 교보만의 색채" CVC 테마 반영

“금융투자와 헬스케어는 시장의 중심흐름이기에 주요 테마라면 문화·콘텐츠, 교육은 교보문고의 DNA가 담긴 테마다. 문화와 금융을 아울러 비전을 추구하는 게 교보만의 색채다.”

11월 말 교보증권이 교보생명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를 결성했다.

펀드는 앞으로 8년 동안 운용된다. 그룹 사업전략에 맞는 스타트업을 찾아내 투자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신 이사가 운용 총괄을 맡았다.

교보증권은 △문화·콘텐츠 △금융투자·핀테크 △헬스케어 △교육 등 네 가지 테마를 중심 키워드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 이사는 “헬스케어는 모든 보험사의 숙명같은 업종으로서 당장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가능성을 보면서 협력할 것”이라며 “문화·콘텐츠와 교육은 교보문고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쪽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본격화하는 시점은 2022년 1월 하순부터다. 살펴보고 있는 벤처기업만 40~50곳 정도에 이른다.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 이사는 “필요하다면 상장사에도 투자하겠지만 시리즈A, B단계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면서 리드 투자자가 될 것”이라며 “아이디어만 좋은 기업이 아니라 달성할 수 있는 비전을 세워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설명할 줄 아는 회사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그룹 해외사업 진출 교두보

신 이사의 눈길은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당장 내년에 해외 합작사를 만드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 CVC사업부가 그룹 해외사업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신 이사는 기대한다.

그는 “해외 CVC시장은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며 “일단 CVC사업으로 점을 찍고 그룹 관계사와 점을 연결해 선을 만드는 식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외사업의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교보생명은 당초 미얀마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법인을 세워 올 하반기 영업을 개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얀마 사태로 영업을 개시할 시점을 잡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 이사는 “미국이나 유럽같은 선진국은 VC시장의 트렌드를 접하기가 좋다면 동남아시아는 빠르게 사업을 개시하기가 좋다”며 “VC가 일반 사업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외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잘 활용해 2호 펀드부터는 다양한 동남아시아 국가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그룹, 입장 다 안다”, 양방향 소통 강조

그룹이 주도하는 CVC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의외로 소통능력이라고 신 이사는 말했다. 현재 CVC사업부는 신 이사를 포함해 5명으로 2~3명을 더 충원하고 있다. 각 직원이 전문영역 별로 투자기업과 그룹 관계사를 나눠 맡고 있다. 벤처기업뿐 아니라 심사역, 관계사 등 양방향으로 사람과 관계를 거쳐야 한다.

이는 신 이사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CVC사업부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스타트업과 교보그룹이 원하는 것의 차이를 줄여 투자를 성사시키는 소통능력”이라며 “엔지니어로도 일했고 IT스타트업을 직접 운영한 경험도 있어 벤처기업과 투자자의 입장을 비교적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연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LG전자 가전사업부에서 일하다 대우증권 IB로 전향했다. 이후 미국 유학을 거쳐 IT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각종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신 이사는 대기업 지역사업장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수없이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설득 포인트를 끊임없이 바꿔가며 뜻을 관철시켰다. 그 과정에서 VC업에 눈에 뜨였다. 이후 유안타증권,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다졌다.

그는 “교보그룹을 대변하는 VC사업을 시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직접 지원해서 왔다”며 “인터뷰 과정에서 회장님은 물론 그룹 임원들의 솔직한 마음,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의지 등이 귀감처럼 여겨져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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