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서는 교보생명, 1차 관문 '거래소 문턱' 넘을까 주관사 선정 3년만에 예심 청구…신창재-어피너티 갈등 감안 부정적 전망 무게
강철 기자공개 2021-12-24 07:36:0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2022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시작한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주주간 갈등이라는 리스크를 극복하며 무사히 증시에 입성할지 관심이 쏠린다.업계에선 신창재 회장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사이에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점을 거론, 향후 IPO 진행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예비심사 승인 단계에서부터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한다.
◇빠르면 내년 2월 승인 결과 나올 듯
교보생명은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크레디트스위스, JP모간 등 대표 주관사단 실무진은 금일 오후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승인까지는 대략 2개월(45영업일)이 걸린다. 이를 감안할 때 빠르면 내년 2월 중에는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곧장 증권신고서를 내고 기관 IR, 수요예측, 청약 등의 절차를 밟으면 1분기 코스피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2018년 8월 대표 주관사를 선정해 IPO를 본격 추진했다. 그러나 핵심 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지분 풋옵션과 관련해 장기간 갈등을 이어온 탓에 3년이 지나도록 예비심사 청구조차 하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상장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결정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ICC는 지난 9월 신 회장이 어피니티가 요구한 풋옵션 행사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 3년을 넘게 끌어온 주주간 분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예비심사 청구를 기점으로 내년 증시 입성을 본격 추진하는 만큼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앞으로 IPO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주주 리스크 심사 영향?
ICC의 판결이 나왔다고는 하나 주주간 갈등이 완전하게 봉합된 것은 아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지난달 신 회장을 상대로 계약 이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풋옵션 가격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형사 소송도 아직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러한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원활한 IPO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세일즈를 담당해야 할 주관사단도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전략 수립과 관련해 교보생명과 주관사단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확정하는 과정에도 사실상 발행사의 의중만 반영됐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차 관문인 거래소 승인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영권 리스크의 유무를 주요 채점 항목으로 보는 거래소가 주주간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예비 상장사에게 쉽사리 공모 기회를 부여하겠냐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비 상장사 대주주에 대한 검증을 예전보다 훨씬 강화하고 있다"며 "교보생명이 주주간 분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리스크를 완전하게 해소했다는 점을 거래소에 소명하지 못한다면 승인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미래에셋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 사례에서 보듯 생명보험 업종이 IPO 단가 산정이 어렵기 때문에 공모주 세일즈 여건 자체가 불리하다"며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교보생명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공모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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