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7일 13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가 의료기기 제조업체 비올 투자로 거둔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 2년 2개월 만에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최종 엑시트를 완료했다. 전략적투자자(SI)와 협업으로 처음 투자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추가한 점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음PE는 최근 6번째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비올 보유 지분을 매각, 투자금 회수를 마쳤다. 비올은 지난해 11월 ‘아이비케이에스제11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됐다. 이후 이음PE는 의무보호 예수기간이 해제된 올해 1월부터 순차적인 블록딜을 진행해왔다.

이음PE의 최종 회수금액은 투자원금 140억원의 2배 이상인 285억원 가량이다. 이음PE가 비올 투자를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펀드의 IRR은 63%를 기록했다.

이음PE는 2019년 10월 SI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DMS와 컨소시엄을 이뤄 비올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음PE와 DMS가 비올 보통주를 각각 35%, 30%씩 매입하는 구조였다. DMS는 지분 인수 당시 합의를 통해 이음PE 일부 보유 지분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했다. DMS가 지난해 5월 권리행사에 나서면서 비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비올은 투자가 이뤄진 이후 실적이 크게 늘었다. 작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22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4배 가량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기준으로 매출 117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올해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올 실적이 늘어난 데에는 이음PE와 DMS가 상호 협력 하에 효과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던 부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음PE와 DMS는 투자 이후 DMS 출신인 현 이상진 비올 대표를 CEO로 선임하고 곽동석 이음PE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합류시켰다. 이후 신제품 ‘실펌-X’ 출시, 중국 시장 진출 등을 통한 영업망 확대, 화장품 회사와 협력을 통한 제품기획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PE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음PE는 2011년 DMS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를 집행한 이후 DMS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비올 경영권 공동 인수 및 경영 참여 과정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음PE 입장에서는 이번 투자가 의료기기 제조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남겼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음PE는 그동안 폐기물, 엘리베이터, 물류, 통신인프라, 선박부품,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왔다. 음식폐기물 처리업체 리클린(IRR 45%), 현대엘리베이터(IRR 23%), 물류업체 태웅로직스(IRR 21%) 등을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음PE가 올해 처음 결성한 단독 블라인드펀드를 활용, 내년 더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음PE는 올해 4220억원 규모의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사모대체 시장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목표 조성액 3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