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8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책 없이 걱정이 밀려올 때 습관처럼 듣는 노래가 있다. 가수 전인권이 가장 힘들었을 때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는 노래 '걱정 말아요 그대'다. 사실은 가수 이적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맞춰 편곡한 버전을 조금 더 좋아한다. 80년대 배경의 따뜻한 감성이 그대로 되살아난다.'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벌써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운다는 감정, '걱정'의 근원은 결국 두려움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대개 걱정으로 번진다.
"사모펀드(운용사)가 싫은 게 결국 가치를 키워서 팔려는 거잖아요. 직원 입장에선 경영진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게 너무 불안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회사가 매각보다는 IPO(기업공개)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최근 만난 지인이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피인수냐 기업공개냐 갈림길에 놓인 한 기업의 직장인이다. 기업끼리 사고파는 M&A도 주인 따라 처지가 천지차인데. 하물며 수년 내 매각이 예고된 새 주인을 맞는 심정이 오죽하랴. 이해는 갔다.
PEF 운용사는 여전히 투기자본, 먹튀자본 등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직원들의 동요나 불안은 결코 무시할 만한 요소가 아니다. 수많은 기업이 기업문화와 로열티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치른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국유리공업을 LX그룹에 매각한단 소식이 반갑다. "사실은 오히려 직원들이 좋아해요. 대기업에 인수된다고" 딜 관계자는 넌지시 이런 이야길 꺼냈다. 시너지도 자명하다. PEF 운용사에 인수된 기업이 잘 성장해 좋은 주인을 만난 좋은 예다.
2019년 말 한국유리공업을 품은 글랜우드PE는 인수후통합(PMI)을 통해 악성 재고를 정리했다. 수년에 걸쳐 1300억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 집행 계획도 세웠다. 정리해고 대신 고용도 늘렸다. 자연스레 공장이 위치한 군산 지역의 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졌다.
SK네트웍스에 인수된 동양매직 사례도 글랜우드PE의 작품이다. 동양매직의 가전과 CJ제일제당의 냉동식품을 결합하는 등 렌털과 빅데이터를 연계한 신사업을 구사했다. 이 과정에서 SK네트웍스는 계열사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과 렌털 가전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렸고 동양매직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글랜우드PE의 사례가 말해주듯 PEF 운용사는 얼마든지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기업가치를 키워 더 좋은 주인을 만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직원들이 먼저 반길 일이다. 물론 걱정을 안도로 바꾸는 일이 노래 한 곡을 듣는 것처럼 그리 간단하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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