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재확인' 어펄마캐피탈, 왕성한 투자 행보 펀딩·투자·회수 삼박자 갖춰, 신규 펀드로 실탄 확보
임효정 기자공개 2021-12-29 08:20:2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8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사를 잘 지은 한 해였다. 2019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으로부터 분사(Spin-off)한 이후 보여준 어펄마캐피탈의 활약상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홀로서기 3년차를 맞은 어펄마캐피탈은 펀딩, 투자, 엑시트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시장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지난 2년간 준비해온 펀딩을 마무리하며 곳간을 꽉 채웠다. 지난해 1차 클로징에 이어 5000억원대로 최종 결성을 마무리 지었다. 실탄을 확보한 어펄마캐피탈은 신규펀드로 발 빠르게 투자를 단행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회수 성과도 이어졌다. 회수한 대표 포트폴리오는 삼양패키징이다. 투자한지 6년여 만에 맺은 결실이다. 수년간 밸류업을 통해 엑시트를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5000억대 블라인드펀드 결성, 1·2호 청산 결실
어펄마캐피탈은 올해 그간 공들여온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멀티클로징을 통해 최종 결성한 펀드 규모는 5434억원이다. 펀드레이징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점은 지난해 2분기다. 2016년 마지막으로 결성된 4호 펀드까지 소진하면서 추가 실탄이 필요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연기금과 공제회,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출자확약을 받으며 펀딩에 속도가 붙었다. 기존 LP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신규 LP의 호응도 뒤따랐다. 그 결과 4500억원 규모로 올 4월 1차 클로징을 마쳤다. 이어 반년 만에 멀티클로징을 통해 1000억원 가량을 더 모으는 데 성공했다.
펀드레이징에 있어서도 완전한 독립을 실현했다. 이번 신규 펀드에는 그간 주요 LP로 참여했던 SC그룹이 제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는 직전펀드(4호, 2560억원)의 배가 넘었다.
당초 목표액은 5000억원이었다. 이 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한 데는 그간 어펄마캐피탈이 보여준 엑시트 성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EMC홀딩스 엑시트다. 지난해 어펄마캐피탈은 처음으로 조 단위 엑시트 성과를 거뒀다. 2009년부터 인연을 맺은 EMC홀딩스를 SK건설에 매각하면서다. 450억원을 넣어 1조원 이상에 거래하는 데 성공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해 바이아웃으로 전환한 후 이룬 성과라 의미가 크다.
올해 신규 결성된 프로젝트펀드도 2개나 있다. 8월에 결성한 메이플모빌리티PEF는 500억원으로 클로징했다. 이어 3개월 만에 370억원 규모의 토러스클라우드PEF를 결성하면 펀드레이징을 이어갔다.
10년 전 결성한 펀드의 청산도 올해 초 최종 마무리했다. 2011년 병행펀드로 결성된 1호(1020억원), 2호(2600억원)펀드를 약 2배의 수익률로 청산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펀드레이징 후 투자 박차, 신규 펀드 소진율 60% 도달
두둑하게 실탄을 마련한 만큼 활발한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5호 펀드의 1차 클로징과 동시에 투자가 시작됐다. 올해 코스톤아시아와 모건스탠리 출신 투자 인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투자에 힘을 보탰다.
첫 번째 투자처는 티맵모빌리티다. 이스트브릿지와 손잡고 티맵모빌리티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에 나섰다. 어펄마캐피탈과 이스트브릿지는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해 총 28%의 지분을 확보했다.
세아그룹의 계열사 3곳에 대한 바이아웃으로 두 번째 투자를 이어갔다. 세아에삽과 세아FS 등으로, 그룹 내 사업재편 과정에서 나온 매물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1300억원이다. 세아그룹 역시 소수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어펄마캐피탈과 파트너십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타넷티플랫폼의 프리IPO에도 참여해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어펄마캐피탈이 메타넷티플랫폼을 눈여겨 본 시기는 지난해 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한 어펄마캐피탈이 선제적으로 프리IPO를 제안했다. 1년 넘는 협상 끝에 지분 20%를 1125억원에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어펄마캐피탈은 해외법인을 통해 IT 관련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메타넷티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중국 목캔디(진해정) 1위 업체인 골든쓰로트와 태양광 발전소 사업분야의 강소기업인 한마음에너지를 인수하며 투자 흐름을 이어갔다. 골든쓰로트는 중국 로컬팀과 손잡고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사례다. 각국 법인간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여준 딜로 꼽힌다.
펀드 소진 속도는 빠르다. 이미 신규펀드의 60%를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4~5년 만에 신규 펀드를 결성한 만큼 투자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전 펀드인 4호는 2016년 29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엑시트 성과 빛난 '삼양패키징', 삼박자 완성 주역
엑시트 실적까지 더해지며 삼박자가 어우러졌다. 6년 여 만에 결실을 맺은 삼양패키징은 밸류업의 정석을 보여 준 포트폴리오다.
삼양패키징과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펄마캐피탈이 효성그룹으로부터 물적 분할된 패키징사업부 지분 100%를 사들인 것이 시작이다. 당시 인수액은 4150억원이었다. 어펄마캐피탈은 이 가운데 1160억원을 투입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후 패키징사업부 지분에 투자했다.
이듬해 SPC인 아셉시스글로벌은 삼양그룹 내 패키징사업부와 합병하며 삼양패키징으로 재도약했다. 삼양그룹과 어펄마캐피탈이 삼양패키징의 지분을 각각 51%, 49%씩 보유했다.
시너지 효과는 빠르게 가시화됐다. 아셉틱 업황이 개선되면서 영업현금 창출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국내 신평사도 신용등급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삼양패키징은 고부가가치인 아셉틱 매출 확대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최근 3년간 연평균 18.1% 증가했다. 지난해 EBITDA는 807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어펄마캐피탈은 투자 3년 후부터 엑시트에 시동을 걸었다. 첫 번째 엑시트 기회가 온 건 2017년 말이다. 삼양패키징이 상장되자 보유 지분 가운데 일부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팔았다. 이어 지난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일부 지분을 더 매각했다. 올 상반기 잔여지분을 모두 처분하며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삼양패키징으로 머니멀티플 1.6~1.8배, 수익률(IRR) 16% 대의 회수 성과를 거뒀다.
어펄마캐피탈은 내년 투자와 엑시트에 주력할 전망이다. 매드포갈릭, 성경식품, 선우프레시 등 포트폴리오를 3~4년간 보유한 만큼 매각작업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역시 바이아웃을 중심으로 규모가 큰 딜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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