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한국 부동산 시장은 불안함을 안고 시작해 활발함으로 마무리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여 간 지속되는 동안 박스권에 갖혀 횡보를 거듭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안정적 수익률에 가격 상승까지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2022년에도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섹터별로는 변화 속에서 차이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시장을 꼽는다면 단연 물류 시장이다. 언택트(untact)를 대표하는 이커머스 수요가 팬데믹으로 고속 성장했고 임대 수요와 투자 수요의 증가까지 이어졌다. 특히 신선식품, 냉장·냉동 식품, 밀키트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대다수 저온 창고의 공실률이 0%에 수렴해 저온 창고의 개발이 발빠르게 이뤄졌다.
저온 창고 임대료는 상온 창고 임대료의 2~3배 높게 책정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임대 수요의 급증과 더불어 높은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개발 행렬을 이끌었다. 그러나 개발이 집중된 특정 지역에서는 향후 준공시 과잉 공급의 우려가 있다. 지역에 따라 임대 경쟁이 치열해지면 임대료 하락과 그에 따른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
지난해에도 오피스 시장의 인기는 지속됐다. 강남을 중심으로 꾸준한 임대 수요가 뒷받침돼 공실률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터넷, 게임, 플랫폼 기업들의 오피스 임대 수요가 괄목할 만하게 성장했다. 오피스 면적의 정체나 축소를 기록한 제조업이나 금융기업들의 수요를 크게 상회했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과 게임 기업이 모여 있는 강남과 판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판교의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1년여 간 0% 수준에 머물렀다. 판교 대다수 오피스빌딩이 전매 제한 기간에 묶여 매매가 활발하지 않지만 제한이 없는 빌딩의 매매가격은 서울 주요 권역의 프라임 오피스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오피스 가격은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공급이 부족하다. 준공 예정인 1만평 이상의 대형 오피스가 주요 권역에서는 1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년 간 대형 오피스 시장에서 매년 평균적으로 6만여 평 정도의 신규 수요가 발생했으니 공급 부족으로 공실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다.
더구나 성장 산업인 정보기술(IT), 게임 회사의 확장성을 고려하면 강남과 판교의 오피스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이 수요가 결국 도심과 여의도로 확대돼 서울 오피스 시장은 역대 최저 공실률을 기록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가 인상되며 가격이 보합세를 보였고 올해도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향후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안정적인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매물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가격은 지지되거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팬데믹 기간 가장 소외된 섹터였던 호텔과 리테일 시장의 거래는 용도 변경 가능성과 개발 가능성에 따라 거래 여부가 결정됐고 올해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거리두기나 여행 제한이 풀리기 전까지 호텔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해외 여행 제한으로 국내 여행을 선택한 내국인들이 휴가 장소로 꼽는 몇몇 리조트 호텔을 제외하고 대다수 비즈니스 호텔의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 비즈니스 호텔 자체의 거래는 거의 실종되거나 드물게 낮은 가격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거래된 르메르디앙서울, 쉐라톤팔래스강남, 남산밀레니엄힐튼호텔 등과 같이 용도변경과 재건축(재개발)이 가능한 호텔은 올해도 꾸준히 좋은 가격으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리테일은 코로나19 시기 이전에도 이커머스 바람에 경쟁력을 잃어갔다. 이제 팬데믹을 겪으면서 업계 전체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거리두기를 위해서는 공간이 넓어야 한다. 단순히 상품을 사고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서는 고객 만족을 주려면 독특하면서도 즐거운 체험을 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
이런 고객 만족이 가능한 공간이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고 동시에 리테일 매장으로서 생존 가능성이 있어 거래도 이뤄진다. 그 외에도 호텔 사례처럼 주거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거나 직접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도 도심형 물류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올해도 지속적으로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과 채권은 전통적 투자자산, 부동산은 '대체투자 자산'으로 구분된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률 저하가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내는 또 다른 자산(대체투자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시장 규모는 기존 대체투자 시장보다 아직 작지만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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