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 '지배력' 변경 왜? 서진석 양사 이사회 참여 반영…장부가 차액 반영 6300억 순익
최은진 기자공개 2022-01-18 08:23:3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그룹의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셀트리온에 대한 지배력을 변경했다. 그간 보유기간 내내 매도가능증권으로 인식한 셀트리온에 대한 회계적 분류를 지난해 말 지분법 대상으로 바꿨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스킨큐어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셀트리온에 대한 지배력이 확대됐다고 판단했다.셀트리온스킨큐어는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셀트리온지에스씨가 2013년 한스킨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골격을 갖췄다. 서 명예회장이 지분 68.93%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그의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총 81.33%다. 사실상 서 명예회장이 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회사와 다름이 없다.
이 회사는 설립 후 내내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한스킨을 인수하며 자체 사업을 벌인 후 유명연예인을 앞세워 중국시장 공략에 힘썼지만 사드로 인해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되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이후 이렇다 할 히트상품 없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상당하다. 서 명예회장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라는 점 외에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소유한 주주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주식은 2.07%,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39%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한스킨을 인수하기 전부터 약 10여년 간 보유하고 있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그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회계분류를 매도가능증권으로 인식했다.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증권으로 봤다는 의미다. 특히 지분율이 2%대로 미미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유의미한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갑작스레 셀트리온에 대한 회계분류를 매도가능증권에서 지분법 반영 대상으로 바꿨다. 지분율이 변동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지점이다. 더욱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그대로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다.
지분법 인식대상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고 있거나 유의미한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야 가능하다. 지분법 대상으로 분류하게 되면 해당 지분만큼 실적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스킨큐어 측도 공시를 통해 "셀트리온의 지분율이 20% 미만이지만 주요임원이 셀트리온 이사회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중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간주했다"고 밝혔다.
지배력 확대 배경으로는 서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의 본격적인 경영참여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서 명예회장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두 아들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서 명예회장의 장남 서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는 데 이어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이사회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게 됐다. 서 수석부사장이 양사 모두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 만큼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셀트리온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됐다고 판단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에 대한 회계분류를 변경하면서 재무적 효익도 보게 됐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63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룹 내 주요계열사보다도 높은 실적이다. 같은기간 셀트리온이 낸 순이익은 4444억원이다.
셀트리온의 회계분류를 매도가능증권에서 지분법 대상으로 대체한 데 따른 이익을 반영한 결과다. 셀트리온을 지분법 대상으로 바꾸면서 원가로 반영했던 금액을 재평가하며 그 차익을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했다.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할 당시 셀트리온의 장부가액은 502억원에 불과했다. 이를 지분법 대상으로 대체하면서 시가를 반영하며 취득가액을 9469억원으로 인식했다. 나머지 차액 8966억원은 영업외수익이 된 셈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셀트리온을 매도가능증권에서 지분법으로 변경하면서 시가를 반영하며 순이익이 대거 올라간 것으로 인식됐다"며 "서진석 부사장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면서 지배력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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