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미착공 공사만 15조…'아이파크' 교체 여론 진화 시급수주잔고 72% 미착공, 이 중 95% 주택…조합사업 지키기 관건
성상우 기자공개 2022-01-26 07:52:4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일감을 맡겼던 건축 조합들 사이에서 시공사 교체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로 '아이파크'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미착공 공사다. 당장 건설에 돌입한 공사보다 시공사 교체 절차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HDC현산의 가장 최근 미착공 공사 총 규모는 15조6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과반인 8조7740억원 가량이 주택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수주한 사업으로 확인된다.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업을 지켜내는 게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HDC현산의 총 도급액은 약 27조원이다. 이 중 약 5조원 규모 공사가 이미 진행됐고 수주잔고로 21조8250억원이 남아있다. 수주잔고는 앞으로 공사를 진행함에 따라 매출로 추가 인식할 수 있는 룸이다.
수주 현황을 자세히 뜯어보면 잔고(21조8250억원) 중 약 72%에 해당하는 15조66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공사가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다. 건수 기준으론 전체 수주 공사 145건의 과반인 79건 수준이다.
이 중 절반 수준인 37곳의 공사가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수주한 사업이다. 금액으로 치면 총 8조7740억원으로 전체 미착공 공사의 과반이다.
미착공 공사 대부분이 아직 착공일 조차 정해지지 않은 곳들이다. 인·허가 취득, 규제 신설 등 문제로 아직 공사 시작 일정을 잡지 못한 탓이다. 착공 예정일이 이미 지났지만 법적 분쟁이나 예상치 못한 사고, 철거 지연 등으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착공 예정이었으나 철거 공사 중 사고로 시공이 무기한 연기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도급액 4630억원), 이문3구역 재개발(도급액 5095억원) 공사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미착공 공사 사업은 조합들이 시공사를 교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 이론적으로 시공사 측이 기지급한 보증금과 위약금 등 일부 비용만 돌려주면 조합원 총회 결의를 통해 시공사를 바꿀 수 있다.
실제 최근 HDC현산이 기수주한 전국의 사업지 곳곳에서 시공사 교체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철거 사고로 인명 피해가 났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에서 시공 계약을 해지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광주 운암3단지(도급액 2510억원) 재건축조합 역시 HDC현산이 포함된 컨소시엄과의 계약 취소를 추진 중이다. 두 곳 모두 미착공 공사로, 도급액을 합치면 총 7000억원이 넘는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와 서울 개포1단지 주공 재건축 단지 등에서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아파트명에서 '아이파크'를 떼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도급액 8000억원, 1조원 규모인 둔촌 주공과 개포1단지 주공 재건축 공사는 HDC현산이 역대 수주한 공사 중 최대규모에 해당한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기존 수주공사의 일정 변경 가능성 모니터링에 나섰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 잠실 복합개발사업, 청라의료복합타운 등 HDC현산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의 일정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택사업에서 대규모 미착공 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HDC현산 측면에선 기존 '조합 달래기'가 시급해졌다. 특히 작년부터 연달아 일어난 사고 2건으로 1년 8개월 수준의 영업정지 처분이 유력해진 만큼 기존 수주 공사들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해당 기간 동안 신규 수주 및 영업활동이 금지되지만 기존 수주 공사는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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