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5년, 효성의 변화는?]조석래의 사람들, 조현준의 사람들⑤엔지니어 출신 시니어 다수 포진...조현준과 호흡 맞출 인물은?
조은아 기자공개 2022-02-07 08:16:10
[편집자주]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 회장에 오른 지 5년이 지났다. 그간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 개선을 이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소를 비롯한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세대교체, 형제의 경영권 정리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조현준 체제 5년, 효성의 성과와 과제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을 살펴보면 크게 2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통 기술이나 연구개발(R&D)을 중시하는 기업에서 기술통 최고경영자(CEO)가 종종 나오지만 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대표가 기술 전문가인 곳은 흔치 않다. 나이대가 상당히 높다는 점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이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영향이 크다. 우선 조 명예회장 스스로가 엔지니어 출신이다. 조 명예회장은 원래 꿈이 공과대학 교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고를 졸업하자마자 유학길에 올라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와 미국 일리노이공과대 대학원(화학공학)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공학도 특유의 꼼꼼함으로 현장을 챙기고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이 오랜 기간 '원톱' 리더십을 발휘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가 회장에 오른 건 1981년이다. 이후 35년 넘게 회사를 이끌었다. 특히 현재 효성그룹의 양대 축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의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과 사업 초기 맨바닥부터 시작해 30년 이상 함께 했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회사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이런 구도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특징은 효성그룹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의 과제도 안겨줬다. 특히 후임을 양성할 마땅한 기회가 없었고 결국 세대교체 적기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효성그룹은 다른 그룹들과 비교해 CEO는 물론 주요 임원들의 나이대가 현저하게 높은 편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호흡을 맞출 만한 인물들이 보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현재 효성그룹 계열사 주요 임원들의 면면을 봤을 때 당분간 세대교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현준 회장은 2017년 1월 취임했다. 그 뒤 5년 동안 그룹에서 세대교체라고 불릴 만한 인사가 없었다. 다른 그룹의 경우 회장 취임 이후 1~2년 동안 순차적으로 주요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시작되지만 조현준 회장은 아버지 세대의 인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풀이된다. 아버지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했던 만큼 취임 직후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교체할 만한 마땅한 인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기술 담당 전문경영인의 필요성도 여전히 높았다. 한동안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경영진 쇄신에 쏟을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임 5주년을 맞은 올해도 세대교체는 없었다. 올해 초 이뤄진 효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눈에 띄는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시니어' 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주요 그룹에서 1980년대생 임원은 물론 CEO까지 나오기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역시 앞서 언급한 효성그룹 주요 경영진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선 셋 모두 기술 전문가로 분류된다. 김규영 부회장은 2004년 효성그룹의 첫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되는 등 효성그룹의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김치형 부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연구원 출신이며, 이건종 부사장은 건국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LCD제조센터장, 원익머트리얼즈 대표 등을 지냈다.
김 부사장은 1961년생, 이 부사장은 1957년생이다. 김규영 부회장은 1948년생으로 우리나이로 75세다.
이들 외에도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에서 주요 임원들은 대부분 1950~1960년대생이다. 지주사로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효성만 살펴봐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50여명에 이르는 임원(사외이사 포함) 가운데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임원들은 오너 일가인 조현상 부회장을 제외하면 9명에 그친다. 이마저도 대부분 상무보다.
사외이사의 경우 나이대가 더 높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외이사는 1944년생, 가장 나이가 적은 사외이사는 1953년생이다.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이 다소 보수적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곳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효성티앤씨 역시 대부분 임원이 1950~1960년대생이다. 1970년대생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역시 상무보에 그친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마찬가지다.
외부 영입이 아닌 이상 당분간 젊은 CEO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현준 회장이 앞으로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현준 회장 취임 이후 주요 경영진 가운데 외부 출신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나이는 그리 젊지 않다.
조 회장 취임 이후 영입된 주요 경영진으로는 우선 이건종 부사장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효성에 몸담고 있는 성낙양 부사장이 외부 출신이다. 성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경영혁신실장을 맡고 있다.
2018년 6월 ㈜효성에 영입됐으며 이전까지는 삼성물산을 거쳐 맥킨지, 엑센추어 등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다. 이후 야후코리아 대표를 지냈고 두산그룹에 영입돼 두산동아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는 등 7년 넘게 몸담았다. 성 부사장은 2020년 말 효성캐미탈 매각 과정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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