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이성용 전 대표, 근본부터 변화시킬 디지털 전도사컨설턴트서 신한금융 CEO로 변신…풍부한 경험과 통찰력 강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2-02-07 07:33:3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12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외부 출신으로 분류된다. 컨설턴트로 금융사 외부에서 변화를 주문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신한금융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내부에서 직접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던 이력의 소유자다.그는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근본적인 변화시킬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금융사들이 직면한 디지털금융 전환이란 숙제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직접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전문가다. 그가 이번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1990년 AT커니 서울지사장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2000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2004년 아시아 금융분야 공동대표, 2008년 글로벌 이사, 2010년 코리아 대표 등 승승장구했다. 2017년 엑시온컨설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대표가 한국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전후다.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던 시절 쓴 책 ‘한국을 버려라’가 화제가 되면서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조망하고 변화를 제시한 비판서다. 그의 책에 많은 CEO와 경제계 인사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컨설턴트로서 외부에서 변화를 주문하던 그가 직접 금융사 CEO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2019년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전환의 초석을 닦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직접 스카우트했다. 회장 직속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발탁해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 발굴과 컨설팅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듬해인 2020년 이 전 대표는 신한DS 대표이사 사장(CEO) 겸 신한금융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에 오른다. 영입된 지 1년여 만에 주요 계열사 CEO에 올라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탄탄한 실력과 경험을 무기로 외부출신이란 한계를 극복했다.
20여년 컨설턴트 생활을 통해 금융경제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키운 그는 신한금융 CDO에 임명된 뒤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는 빠르게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나갔다. 신한지주 컨트롤타워로 디지털 전략을 이끄는 중책을 맡아 현장 경영에 매진했다.
이 전 대표는 신한DS의 역할과 입지를 재정립해 금융사 간 경쟁에서 차별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신한DS를 디지털 전문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쇄신 작업을 펼쳤다. 기존 금융사 체제만으로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략적 플랫폼으로 핀테크 기업과 직접 경쟁에 뛰어 들었다.
2020년 이후 신한DS는 역할과 역량 등에서 모두 큰 변화를 맞았다. 과거 신한금융 내 신기술 사업과 시스템 구축 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에 국한돼 있었던 조직은 핀테크 회사로 발돋움했다. 이 전 대표는 신기술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디지털 플랫폼 개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등을 강조하며 관련 조직을 키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신한금융 CDO로서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 조직 단위 책임 경영제와 역할 중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자일(agile)을 도입해 변화의 속도를 높였다. 신한금융 차원에서 강조하는 비전인 디지로그(Digilog)에 입각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블록체인·헬스케어 등 15개의 새로운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의 앱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슈퍼앱 쏠(SOL)은 748만명의 MAU를 확보했고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현 신한플레이)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신한지주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은 신한금융의 플랫폼을 일상생활에서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신한금융에 몸담은 약 3년여 시간 동안 그룹 전체 디지털 경쟁력은 한 차원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전 대표가 강조한 디지털 전략의 핵심인 디지로그가 정착되면서 신한금융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기존 영업 채널 혁신과 자원 최적화를 동시에 진행했다. 그 속도감도 빨라 효율성이 담보됐다는 게 특징이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회추위)는 이 전 대표를 숏리스트에 올렸다.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이 주요 경영 이슈로 부각된 상황에서 외부인재인 그는 근본적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기존 금융사들은 물론 테크핀 기업과 디지털 무한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컨설턴트이자 경영자로 다른 후보들과 차별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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