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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완성'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승계 플랜은 지주사 전환 앞두고 내부통제 실패, 퇴진 여론 '솔솔'…가족회사 '이룸티엔씨' 활용 관측

조영갑 기자공개 2022-02-17 07:40:3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 에코프로그룹의 지배구조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동채 회장의 지배력도 확대됐다. 다만 최근 그룹 내부통제 이슈로 이 회장의 용퇴가 거론되면서 후일을 대비한 승계플랜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이 회장의 장남과 장녀가 에코프로와 관계사에 입사해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최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지위를 승인받았다. 승인 기일은 지난해 11월5일이다. 에코프로는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 생산 체인을 갖추고 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상장사를 비롯해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에코프로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 1조66억원, 지주비율 79.92% 등의 요건을 갖춰 공정위에 지주사 전환 승인을 요청했다.

에코프로는 2019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검토했다.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가 당면 과제였기 때문이다.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는 상장 전 이 회장의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이 36% 수준이었지만, 대규모 공모를 거치면서 18.34%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후 지배력 확대에 따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을 위한 잇따른 유상증자 탓에 이 회장 지분율은 13%선에 머물렀다. 이 지분율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유지됐다.

전환점은 지난해 단행한 에코프로의 인적분할과 신설법인 에코프로에이치엔(NH)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다. 자사주가 1%에 불과해 이를 활용한 의결권 부활을 노릴 수 없는 상황에서 이 회장은 에코프로HN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에코프로 지분율을 확대했다. 공개매수에 따른 주식스왑을 통해 이 회장은 결과적으로 13.11%에 불과했던 에코프로 지분율을 27.67%(특수관계인 포함) 수준으로 올렸다.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이동채 회장→에코프로→12개 계열사 식의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남은 과제는 승계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는 계열사 상호출자 금지 등 행위금지 요건이 많아 에코프로그룹에 유리할 것이 없는 구조"라면서 "지주사 전환으로 이 회장 중심의 안정된 오너십이 구축됐기 때문에 이후 수순은 자연스럽게 승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에코프로비엠 내부자거래 의혹, 화재 사고 등 잇단 악재로 인해 경영 쇄신을 위한 이 회장의 2선 퇴진이 거론되면서 승계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에코프로 내부 사정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2선 후퇴가 현실화되면 오너 2세를 대상으로 경영수업 등 승계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승계 방안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이승환 씨는 현재 에코프로 신사업기획팀에서 팀장급 역할을 하고 있다. 장녀 이연수 씨는 에코프로의 벤처캐피탈(VC) 계열사 아이스퀘어벤처스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다만 둘 다 지주사 에코프로의 보유 지분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승환 씨 0.10%, 이연수 씨 0.08%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시장의 눈길은 에코프로 주요 주주이자 이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 '이룸티엔씨'에 집중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컨설팅사 이룸티엔씨의 대주주 명단에 이승환 씨(30%), 이연수 씨(30%)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탓이다. 이 회장의 배우자 김애희 씨와 이 회장이 각각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룸티엔씨는 지난해 9월 에코프로HN의 현물출자에 참여, 에코프로 지분율을 기존 3.74%에서 5.68%까지 상승시켰다. 이 회장에 이어 2대주주다.

점진적 지분 승계를 전제로 한다면, 이룸티엔씨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룸티엔씨가 보유한 에코프로 지분(136만주) 가치만 약 1000억원으로 불어났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에코프로 지분을 늘리는 게 현실적인 그림이다. 이미 이룸티엔씨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에코프로에 투자하고 있다. 보유한 에코프로 주식 절반에 가까운 76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세 입장에서는) 에코프로 주식을 매집하거나 부친으로부터 증여받는 방식 보다 대주주(이룸티엔씨) 회사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장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에코프로가 발행한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20회차)의 콜옵션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에코프로는 40%가량(600억원)의 콜옵션을 설정, 회사가 지정하는 3자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최대 지분율 6.40%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현재 이 회장의 자녀들은 지주사와 계열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경영 및 지분승계 관련한 사항은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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