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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리포트]정일선 사장의 현대비앤지스틸, 이사회 경영 '강화'②17년째 대표이사, 직접 경영 참여…사추위·감사위 선제적 설치

유수진 기자공개 2022-03-11 07:35:2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범현대가(家) 3세 정일선 사장이 이끄는 회사다. 2005년부터 17년째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2020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를 사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모회사 현대제철과 달리 범오너가 일원이 직접 경영에 참여한다.

그래서인지 선진적인 지배구조 구축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독립성·투명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 사장 등 사내이사 뿐 아니라 현대제철 소속 기타비상무이사와 복수의 사외이사가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이지만 선제적으로 이사회 산하에 소위원회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 2명을 신규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기존 이사의 임기 만료 등으로 공석이 발생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우영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전상오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새로 이사진에 합류한다.


이들은 이사회의 전문성·다양성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사외이사진은 재무와 세무 등에 특화된 전문가들로 꾸려져 있었다. 특히 박외희 사외이사는 9년 동안 장기 재직하는 등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현행 상법은 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의 역할 수행을 위해 임기를 최장 6년으로 제한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후보는 소재·재료 부문의 학계 전문가로 독립적 위치에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걸로 기대한다"고 추천사유를 밝혔다. 전 후보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등 다양한 관계 법규를 명확히 이해하고 준수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사추위의 추천을 받은 후보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이 사추위를 구성한 건 지난해 8월로 사실상 올해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지재구 부사장(사내이사)과 길태민·조효승 사외이사 등 3명이 멤버로 활동 중이다.

사실 현대비앤지스틸은 사추위 조직 의무가 없다. 자산규모(별도 기준)가 작년 9월 말 기준 7445억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구성한 것이다. 현행 상법은 자산 2조원을 기준 삼아 '이상'인 기업들에게 지배구조 관련 까다로운 의무사항을 부여한다.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3월에 조직해 10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사외이사 역시 과반까진 아니지만 사내이사 없이 감사위를 꾸릴 수 있는 수준(3명 이상)을 갖췄다. 이에 따라 올해부턴 감사위원(전상오 후보)도 분리선출 한다.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 적용되기 시작한 상법 개정안의 영향권에 들기 때문이다.


감사위는 지난해 모두 다섯 차례 회의를 연 것으로 파악된다. 위원 3명이 100% 출석해 분기별 사업실적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현황 등을 보고 받고 평가보고서를 승인했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감사위원 교육도 실시했다.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2조 이상 상장사에 준하는 수준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개선 등 ESG경영 강화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란 설명이다.

현대비앤지스틸 관계자는 "자산 2조 미만이지만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사추위와 감사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그룹사로서 ESG와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인 정일선 사장(사진)이 겸직하고 있다.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다. 정 사장이 회사 전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업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란 이유다. 최근 재계 기업들이 권한 분산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는 추세와 상반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그보단 책임경영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렇다고 다른 이사들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없는 건 아니다. 정관에는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회에서 정한 대표이사 또는 이사가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바꿔 말해 이사회 결의를 거치면 사외이사도 의장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4남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으로 1999년 기아 기획실에 입사하며 그룹에 몸담기 시작했다. 2001년 인천제철(현대제철 전신) 재직 당시 삼미특수강(현대비앤지스틸 전신) 인수에 참여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2년째 몸 담아 오고 있다. 2003년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05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의선 회장과는 동갑내기 사촌간이다. 정 회장이 남자형제가 없어 어릴 때부터 두터운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려대 89학번 동문이기도 하다. 현대비앤지스틸 지분은 2.52% 갖고 있다. 동생 정문선 부사장(1.74%)과 정대선 HN 사장(0.72%) 역시 현대비앤지스틸 주주다. 현재 정문선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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