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벤처투자를 움직이는 사람들]초기 기업 발굴 '한우물' 김승현 부장④초기 투자 8년 경력, 트래블월렛 등 다수 발굴로 '구심점' 역할
김진현 기자공개 2022-03-30 07:23:11
[편집자주]
두산그룹 계열이던 네오플럭스는 국내 VC 가운데 최초로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하는 등 창업투자업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하우스다. 2020년 두산그룹 품을 떠나 신한금융그룹 17번째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일류(一流) 신한'의 일원으로 다시 뛰는 신한벤처투자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초기투자 부문 강화를 위해 외부 인력을 영입했다. 신한금융그룹이 다양한 초기 기업 지원 사업을 펼치면서 초기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과 궤를 같이 하는 행보다.김승현 부장(사진)은 지난해 신한벤처투자에 합류해 초기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경험 많은 외부 인력을 영입함과 동시에 기존 직원을 전환배치하고 신입사원을 채용 배치해 초기투자조직을 꾸렸다. 장기적으로 초기투자 부문을 확대해나가겠다는 포석이다.
◇VC 창업 맴버만 두 차례…창업 생태계 높은 이해도
김 부장은 두 곳의 벤처캐피탈 창업 맴버로 참여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와 베이스인베스트먼트에서 각각 창업 맴버로 활동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출신의 김 부장은 컨설팅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년간 컨설팅펌에서 근무하며 여러 대기업과 공공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카이스트는 학내 창업 지원 업무를 도울 인력을 구하고 있었다.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알아보러 학교에 방문했다가 해당 채용공고에 지원했다. 이후 1년간 학내 창업 지원 업무를 맡고 있던 중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창업 맴버로 합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년 지원을 위해 카이스트에 장학금을 기부했고 해당 자금을 기반으로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가 설립됐다. 김 부장은 당시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에 합류해 심사역으로서 여러 창업팀을 만나 시드 투자를 진행하는 업무를 했다.
이후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를 떠난 김 부장은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설립 맴버로 다시 한 번 합류한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총괄(CSO) 부사장이 주축이 돼 2018년 설립됐다.
김 부장은 두 차례나 VC 창업에 합류해 경험했던 일이 투자를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창업은 아이디어에 기반한 가설을 계속 검증해나가는 일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멘토링을 할 때도 가설 검증을 위한 계획을 촘촘히 세워 돕는 데 집중한다. 부족한 자원을 활용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기 때문에 전략을 잘못 세운다면 초기 단계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실패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다양한 초기 기업 지원경험 '자산'…시리즈B 이전 라운드 초기기업 지원 '집중'
그가 초기 단계부터 발굴해 투자한 대표적 기업이 트래블월렛이다. 시드 투자부터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통해 성장을 지원했다. 지난해 신한벤처투자에 합류한 뒤에는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지원하면서 성장을 도왔다.
또 여행 커머스 기업인 크리에이트립도 그가 발굴한 기업 중 하나다.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역직구 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회사다. 초기에는 방한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시작한 크리에이트립은 현재는 한국과 관련된 'K-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커머스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사업 모델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밖에 재활 로봇 기업 에이치로보틱스, 부동산 가격 정보 제공 서비스를 하는 호갱노노 등도 그가 투자한 곳들이다.
이러한 경험을 자산 삼아 신한벤처투자에서도 초기기업 투자를 해나갈 계획이다. 주로 프리 시리즈A, 시리즈A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도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벤처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최근에는 시리즈A 라운드 기업도 과거보다 사업모델이 더 초기인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정량적 지표보다는 정성적 지표를 보고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다.
또 비슷한 사업 아이템으로 시작해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 잡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는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각 창업팀의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정성적으로 기업을 살필 때도 과거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초기 기업 투자를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경험을 돌이켜보면 각 팀원간의 조합이 좋은 팀이 좀 더 높은 단계까지 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체적으로 우수하지만 두루뭉술한 팀보다는 각각의 장점이 확실한 팀이 좀 더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업의 창업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초기 기업 투자를 적당히 뿌려서 수확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타율을 높이기 위해선 좀 더 정교한 안목과 경험이 중요하다"며 "7년 넘게 만났던 기업들을 세보니 4000곳이 넘는 데 이 경험을 살려 업사이드 자질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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