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를 움직이는 사람들]'현장 전문' 이시우 부사장, '그린 스틸' 강화 숙제⑥엔지니어·제철소장 출신, 김학동 부회장과 교집합…포스코 이사회 첫 참여
유수진 기자공개 2022-04-07 11:19:24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갖추고 사업별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기존 철강사업을 뛰어넘어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벨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 사람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근간은 철강이다. 1968년 출범 이래 세계 1·2위 규모의 광양·포항제철소를 세워 조강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6위 철강사로 성장했다. 철강 전문분석기관 WSD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기업에 1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그런 포스코그룹에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 '신사업 육성'에 방점을 찍으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철강에 힘을 빼겠단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철강 경쟁력 강화를 통해 '100년 기업'을 꿈꾸고 있다. 생산을 총괄하는 이시우 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은 김학동 부회장을 도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인도 공략 이끈 냉연 전문가, 첫 사내이사 선임
포스코는 지난달 2일 창립총회를 열고 철강전문 사업회사로 새출발했다. 김학동 부회장과 정탁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이사회도 새로 꾸렸다. 이 본부장은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포스코 초대 이사회에 합류했다. 앞으로 1년 동안 회사의 주요 경영 관련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이 부사장은 현재 포스코의 생산을 총괄하고 있다. 생산기술본부장으로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물론, 철강 관련 연구개발(R&D)을 맡은 기술연구원까지 모두 담당한다. 여기엔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양대 제철소를 모두 경험했고 특히 냉연 분야를 오랫동안 맡아온 전문가다.
1960년생인 그는 한양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다 광양제철소로 옮긴 건 2006년이다. 이곳에서 자동차강판 신가공추진반장과 냉연부장 등을 지냈다. 2008년부턴 베트남냉연생산기술지원반장도 겸임했다.
2000년대 후반 이 부사장에겐 해외시장을 개척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당시는 포스코가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투자사업실 산하에 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사업추진반을 설치해 운영하던 때다. 직전에 베트남냉연생산기술지원을 담당했던 이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CGL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실력을 인정 받아 포스코마하라시트라 법인장에 선임됐다. 2009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6년 넘게 인도 현지에 머물며 포스코의 냉연시장 공략을 지휘했다. 연산 45만톤 규모의 CGL(2012년 5월)과 연산 180만톤짜리 자동차용 냉연강판공장(2015년 1월) 모두 그가 법인장을 지내는 동안 준공됐다.
사업 초기라 흑자를 내진 못했다. 다만 현지 판매망 구축에 힘써 2013년 900억원대였던 매출을 2015년 6871억원, 2016년 8323억원 규모로 끌어올렸다. 수익성 개선도 병행했다. 2015년 805억원 규모였던 순손실을 1년 만에 8분의1 수준(2016년 99억원)으로 줄였다. 마하라시트라 법인 근무는 그의 이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국내외 냉연사업 확대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6년 초 귀국과 동시에 처음 임원을 달았다. 곧바로 광양제철소 압연담당 부소장에 부임해 꼬박 2년을 근무했다. 이후 철강생산전략실장을 거쳐 광양제철소장에 선임됐다. 당시 전무를 단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해 내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이 많았다.
◇김학동 부회장 '궤적' 뒤따라, '지속가능성' 확보 앞장
이 부사장은 김학동 부회장과 상당 부분 이력이 겹친다. 엔지니어·제철소장 출신으로 김 부회장의 궤적을 뒤따라가는 모양새다. 광양제철소장 역시 김 부회장이 철강생산본부장으로 발령나며 후임으로 선임됐다. 현재 맡고 있는 생산기술본부장도 과거 김 부회장이 거쳐간 자리다.
사실 이 부사장은 작년 초 생산기술본부장에 부임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전환경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연임이 확정된 최 회장이 사업장 안전·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며 대표이사 사장(철강부문장) 직속 안전환경본부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생산기술본부장은 철강부문장이던 김 부회장이 겸직했다.
이후 1년 만에 다시 생산 총괄 자리에 앉은 셈이다. 이 부사장은 김 부회장을 보좌하고 철강사업이 글로벌 탄소중립 확산에 대응해 '그린 스틸'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은 현재 포스코를 포함해 철강업계 전반이 직면한 숙제다.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과거의 모습으론 성장은커녕 사업을 지속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대대적인 변화가 급선무라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1일 '창립 54주년 기념사'에서 "국내 철강 수요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글로벌 철강 보호무역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안전과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이란 막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탄소·친환경 제철 프로세스로의 대전환 △지능형 스마트 제철소 구축 △초일류 제품경쟁력 확보 등을 미션으로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포스코가 이 같은 미션을 무사히 완수하도록 하는데 앞장설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미 수소환원제철과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저탄소 생산기술 R&D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050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Green 철강기술 자문단'을 발족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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