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대비하는 저축은행]금리인상에 긴축모드…쓰나미가 몰려온다코로나19 반사 이익으로 업계 고속성장…취약업종 대출 관리 과제
이기욱 기자공개 2022-04-25 08:13:48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가 격변기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환경도 코로나19 이전으로 점차 돌아가는 중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 2년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저축은행들 역시 엔데믹 시대에 맞는 경영·영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저축은행 업계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8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저축은행들의 최대 화두는 리스크 관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 2년여간 늘어난 시중 유동성은 금리인상기 긴축 시대에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정책 종료 역시 위험 요인 중 하나다.저축은행들은 여신 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한편 앞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 영업을 보완할 수 있는 수익 다변화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에 맞춰 저축은행업계는 조직을 추스리고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설 차비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동안 저축은행업계는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2019년말 65조569억원이었던 업계 총 여신액은 이듬해 77조6681억원으로 19.38%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늘린 유동성이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여신액 증가율은 9.90%에 불과했다.
1금융권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까지 겹친 지난해에는 증가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말 기준은 저축은행업계 총 여신액은 100조5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2%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54.51%에 달한다. 저축은행업계의 총 자산 역시 2019년 77조1595억원에서 지난해 118조2188억원으로 53.21% 늘어났다.
여신 확대와 실적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9년 6조356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은 지난해 7조6672억원으로 27.03%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조2778억원에서 1조9511억원으로 52.69% 증가했다. SBI저축은행(3495억원)과 OK저축은행(2434억원)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일부 지방은행들보다도 높은 순익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저축은행업계의 업황은 지난 2년과는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이 올해에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대출 영업보다는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가 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통해 한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불과 3개월만에 추가 인상에 나섰다. 통화정책정상화가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로 계산하면 8개월만에 1%포인트가 올랐다.
시장은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취약 차주가 많은 2금융권의 입장에서는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2금융권의 취약차주 비중은 7.4%로 은행권(3.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664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한다.
지난해말 저축은행업계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37조4807억원으로 2019년말(26조880억원)대비 43.67%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4.78%에서 3.36%로 1.42%포인트 개선됐으나 이는 모수(전체 대출액)가 급증한 것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 전체 기업대출액은 52조3968억원으로 2019년(37조2187억원)보다 40.78% 증가했다. 이중 부실위험이 낮은 대기업대출은 4.90%(2조5668억원)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중소기업대출, 소상공인대출에 해당한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19 취약 대출로 분류되는 업종에서 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도매업 및 소매업의 경우 2019년말 3조4330억원에서 지난해말 7조86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부동산업은 12조5390억원에서 20조1578억원으로 60.76% 증가했다.
도·소매업 대출의 경우 오는 9월 금융당국의 코로나19 지원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연기되면 부실 위험이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 대출 역시 유동성 축소 이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규모가 되고 충당금도 어느 정도 잘 쌓아놨기 때문에 당장 부실 위험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소형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양극화 심화 등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총 자산(118조2188억원) 중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2.44%(62조9억원)로 나타났다. 전년(50.80%)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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