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생존기]'완전자본잠식' 놓였던 왓챠, 올해 환골탈태할까②2년 연속 자본잠식, RCPS 전환으로 IPO 준비 '잰걸음'
김슬기 기자공개 2022-05-11 14:09:29
[편집자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꼽히면서 넷플릭스를 비롯,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이 국내에 들어왔고 연내 HBO맥스도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웨이브(wavve), 티빙(TVING), 왓챠 등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국내 OTT의 생존 전략과 향후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은 왓챠의 재무구조는 어떨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올 들어 왓챠는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을 모두 완료하면서 재무개선을 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예고한만큼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다.박태훈 왓챠 대표는 지난 2월말 미디어데이를 열고 연내 IPO 계획을 밝히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서비스인 '왓챠 2.0' 역시 연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왓챠가 IPO를 서두르는데에는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다수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RCPS, 보통주 전환으로 자본잠식 탈출 예고
2021년 말 별도기준 왓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총계는 2021년과 비교했을 때 345억원 늘어났음에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말 자산총계는 920억원, 부채총계는 1245억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04.3%, 11.1% 늘어났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데에는 결손금 규모가 한몫했다. 지난해까지 왓챠의 누적결손금 규모는 2018억원으로 보통주자본금(65억원)과 주식발행초과금(1604억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컸다. 지난해에만 당기순손실 1297억원을 기록하면서 결손금 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그간 조달구조 영향도 있었다.
2011년 설립된 왓챠는 2012년 5월 카카오벤처스(8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13년 시리즈A(27억원), 2016년 시리즈B(55억원), 2018년 시리즈C(140억원), 2020년 시리즈D(360억원) 등 총 5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별로 조건은 달랐지만 모두 RCPS 형태였다. 지난해에는 전환사채(CB)를 통해 49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누적 투자규모는 1080억원이다.
왓챠는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2020년부터 RCPS를 아예 부채로 집계했다.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에서는 RCPS가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부채'에 속한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그간 발행했던 RCPS 등을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산규모를 키웠다.
재무상태표를 보면 2020년 말 226억원이었던 전환상환우선주 부채는 2021년말 10억원으로 줄었고 파생상품부채 역시 같은기간 620억에서 36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 '컴퍼니케이 고성장펀드', '카카오 그로스해킹 펀드', '엘에스에스 메티스제2호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 'SGI신성장메짜닌펀드' 등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지난 3월 한국산업은행 역시 보통주 전환을 마쳤다. 이를 통해 왓챠는 전환상환우선주 부채와 파생상품부채 등이 감소하는 효과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가 370억원 정도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줄어든 부채규모만큼 주식발행초과금에 더해지기 때문에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자본총계가 플러스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주주들이 보유한 RCPS의 보통주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연내 IPO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상장을 위해서는 최근 3년간 재무제표를 IFRS 기준으로 전환, 감사인에게 제출해야 한다. RCPS로 인한 부채를 줄여야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남과 동시에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다.
◇외부투자자 대부분 FI, 엑시트 기회 '절실'
올해 왓챠가 대대적으로 IPO를 준비하는 이유는 복잡한 주주구성이 꼽힌다. 설립 후 왓챠는 꾸준히 투자유치를 해왔지만 대부분 FI가 참여해 왔다. 특히 벤처캐피탈 등은 펀드 만기가 있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전략적 투자자(SI)인 공중파 3사와 손잡은 웨이브나 SLL·네이버와 함께한 티빙 등과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왓챠의 최대주주는 주식 212만여주(지분율 15.8%)를 가진 박태훈 대표다. 공동창업자인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3.5%,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을 중퇴한 뒤 원 COO, 이 CTO와 합심해 회사를 키웠다. 이들을 비롯한 왓챠 개인주주의 지분율은 25% 정도다.
기관투자자 지분은 70% 이상으로 집계된다. 그 중 가장 지분이 많은 곳은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로 8.8%를 보유하고 있다. 컴퍼니케이 고성장펀드 6%, 한국산업은행 3.9%, 카카오 그로스해킹 펀드 3.7%, 엘에스에스 메티스제2호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 3.3% 순이다.
향후 IPO의 구조가 신주 발행이든 구주 매출이든 상관없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유지가 쉽지 않다. 선택지도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성공적인 IPO를 통해 투자자들이 엑시트(EXIT)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왓챠는 연내 웹툰과 음악이 추가된 플랫폼인 '왓챠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타사 대비 차별점을 강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타사 대비 차별성에 대한 질문에 "장점인 '취향저격' 콘텐츠 수를 늘리는 등 라인업을 강화하고 왓챠파티 등 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 내 기능으로 시청 경험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왓챠는 독점으로 제공하는 익스클루시브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왓챠파티의 경우 2021년 5월 베타 런칭한 서비스로 최대 2000명이 동시에 접속해 같은 콘텐츠를 채팅을 하며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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