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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둘러싼 운용사의 고민 [thebell note]

이정완 기자공개 2022-05-19 07:10:1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부동산 운용사 관계자와 투자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서울 지역 오피스와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회복 징조가 보이는 리테일·호텔 자산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문득 올해 초 다수의 물류센터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들은 기억이 났다.

물류센터 개발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묻자 "사업성이 안 나와서 착공을 미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갑작스러운 전략 변화에 새삼 놀랐다.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1년 전에 비해 공사비가 1.5~2배 가량 증가한 탓이다. 핵심 자재인 철근 가격은 지난해 대비 50% 넘게 올랐다.

개발 지연은 비단 이 운용사만의 일이 아니다. 신규 착공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퍼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더욱 컸다. 물류센터를 전문으로 짓는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자체가 줄어 예전보다 자재 구매량도 줄었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어려워져 더 비싼 값에 자재를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센터 투자 시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커머스 거래 규모가 늘자 이를 지원하기 위한 물류센터의 매력이 높아졌다. 물류센터를 원하는 투자자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 보니 2020년대 들어 직접 개발에 나서는 운용사가 늘었다. 선제적인 자산 확보 수단으로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공사가 주춤해진 지금이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물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개발비 부담으로 인해 올해 공급이 기존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 섞인 예측이 나온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곧 가격이 상승한다. 지금도 치열한 매입 경쟁 탓에 물류센터 가격이 크게 올라 기대수익률이 과거와 비교해 낮아진 상태다. 코로나19 전이던 2019년 6% 수준이던 물류센터 캡레이트(Cap Rate)는 올해 들어 3%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투자 포트폴리오에 물류센터를 담아야 하는 운용사 입장에선 미래의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짓느냐, 마느냐. 이래저래 물류센터 개발을 바라보는 부동산 운용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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