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그리드, 연내 IPO 예심청구…"밸류보다 기술" [thebell interview]김명진 대표 “2025 비전 달성 위한 필수 관문, 시장 상황 안 좋아도 연기 없다”
최윤신 기자공개 2022-05-24 07:18:0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않아 많은 기업들이 IPO를 철회하는 상황이지만 일정을 늦출 생각은 없다. 밸류에이션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종 클라우드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게 더 중요하다. 제가 하고 싶은 다양한 사업을 모두 하기 위해선 시장을 관망하는 것보다 빠르게 IPO를 추진해야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코스닥 시장 상장 출사표를 낸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노그리드는 2006년 설립된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기업으로, 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계획대로 IPO에 성공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론 국내 첫 상장 사례가 된다.
◇ 클라우드 박사의 '올 인', 2025년 매출 1000억 목표
김 대표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다. 다만 창업자는 아니다. 컴퓨터공학 박사로 빅데이터 기반 클라우드를 전공했다. 학자로서 대학에 몸담으려 했지만, 학문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시장에 적용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때 맞은 스카웃 제의에 이노그리드에 합류했다.
2015년 CTO로 회사에 합류했고, 2019년 1월 단독 CEO에 오르며 어려움을 겪던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올 3월 말 기준 김 대표의 지분율은 24.1%다. 그는 “2019년 즈음 회사가 많이 어려웠다”며 “지분이 없는 CEO는 투자자들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공고한 지분을 갖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대량의 지분 취득은 ‘올 인’이었다. 클라우드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CEO가 될 즈음 주변과 연락을 단절하고 며칠간 호텔에 틀어박혀 사업을 구상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탄생한 목표들을 ‘이노그리드 비전 2025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정리했다.
비전은 현실이 되고 있다. CEO에 오른 뒤 매년 사업 경과들을 점검하고 있는데, 목표대로 순항 중이다. 김 대표가 단독 CEO에 오른 2019년 이후로 이노그리드는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했다.
2018년 회사 매출은 약 3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2억원(K-IFRS 연결기준)으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매출 증대에 힘입어 흑자전환도 이뤄냈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인 250억원의 매출도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공·금융·기업 등 누적 고객사 수는 약 210여곳에 달한다.
2025년의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0~25% 수준으로 200억~250억원의 이익을 내겠단 포부다. 이밖에 고객사 1000곳 확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보유 등이 비전 2025 플러스의 주요 내용이다.
◇ 내년 1분기 상장 마칠 계획
추진하는 IPO는 비전 2025 플러스를 구성하는 큰 축이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노그리드는 이달 초 51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IPO 채비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과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한국투자증권도 프리 IPO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이달 예비기술성평가부터 시작하려고 한다”며 “연내 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상장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10월 예심청구 뒤 내년 1분기 중 상장하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상장 트랙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정했다.
최근 IPO 시장상황이 좋지 않지만 상장을 늦출 계획은 없다. IPO를 통해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 것보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당장의 자금유치보다 회사의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고객에게 주는 신뢰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IPO 일정을 빠르게 수행하겠다는 의지는 크다. 프리IPO 투자 유치 이후에도 추가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있어 한 차례 더 라운드를 진행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당초 계획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 분명한 성과로 기술상장 약세장 넘을 것
IPO 딜의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관사로부터 건의만 받은 상태다. 상장 목표를 통해 미뤄봤을 때 신주 발행 위주의 공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공모자금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데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안 받은 밸류에이션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했다. 시장 상황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노그리드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첫 상장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적정한 피어그룹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경쟁기업인 베스핀글로벌과 메가존클라우드 등은 비상장 상태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현상과 관련해선 이노그리드는 다르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주가가 부진한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은 비즈니스 클루를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본다”며 “이노그리드는 3년간 600% 매출 증진과 흑자 전환, 고객사 레퍼런스 등 구체적인 성과들이 있다”고 말했다.
IPO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출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추가적인 요소들도 부각될 전망이다. 이노그리드는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보안 인증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발을 디딘다. 이와 함께 해외 블록체인 기업에 클라우드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도 가시화되고 있단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명진 대표 약력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
19.05~현재 공개소프트웨어개발자센터 운영위원
19.07~현재 SW-ICT 총연합회 공동의장
20.03~현재 IITP 기획위원
20.06~현재 클라우드산업협회 기획위원
20.10~현재 한국정보과학회 자문위원
21.02~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TF위원
15.09~현재 이노그리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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