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건설사 밸류 분석]부영주택, 시평 상위사도 뛰어넘는 자본력…가치 '3조'이익률 낮아 수익성 지표 기반 방식 불리…PER 활용 시 '1조 미만'
성상우 기자공개 2022-05-30 07:18:22
[편집자주]
건설업계에는 상장 후보들이 많다. 상장 건설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조 단위 시총 이상 대어급이 즐비하다. 최근 수년간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노려온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할 분위기다. 주요 상장 후보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조명해보는 동시에 각사의 IPO 전략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6:0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1980년대 이후 고속 성장 드라마를 써왔다. 건설그룹만으로 총 자산 20조를 일궜고 이미 10년 전에 재계 20위권에 들어섰다. 올해 DL그룹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는 6년 연속 건설업 주력 기업집단 1위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건설사들이 유동성 경색으로 연쇄 부도를 겪던 1990년대 후반 IMF 시절에도 안정적 실적으로 오히려 사세를 키웠다. 리스크가 큰 개발사업을 키우지 않았고 꾸준한 현금창출이 가능한 임대주택 위주의 포트폴리오 덕에 외풍의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건설그룹사로 성장했다.
그런데 특이한 구석이 하나 있다.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구가해 왔지만 단 한번도 기업공개(IPO)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룹 내 22개의 계열사가 있지만 상장사는 한 곳도 없다. 부영주택 등 주력 계열사들의 경우 탄탄한 실적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상장에 나설 경우 높은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음에도 그동안 태핑(수요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룹의 중추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향후 부영그룹이 IPO에 나설 경우 1순위 후보로 유력한 곳으로 시장에서 꼽고 있는 곳이다. 다만 지분전량을 총수일가가 갖고 있는데다 그 중 일부 지분조차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적이 없다. 따라서 구체적인 밸류에이션에 대해선 제대로 거론된 적이 없다.
가장 최근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업계 평균수치와 밸류에이션툴을 적용해보면 시평순위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들과 맞먹는 기업가치가 나온다. 적용 기준에 따라선 10대 건설사 중 일부 회사를 뛰어넘기도 한다.
건설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밸류에이션툴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부영주택의 강점을 가장 부각시킬 수 방식이기도 하다. 그동안 꾸준한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으로 자본 비축을 충실히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영주택의 순자산(자본총계)은 3조370억원이다. 3조5000억원에 육박했던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3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자본잉여금으로 들어가는 주식발행초과금이 수년째 2조원대를 유지 중이고 이익잉여급 역시 1조원에 육박한다. 전년의 경우 이익잉여금이 1조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수천억원대 배당 시행으로 소폭 줄었다.
최근 건설 섹터 전반에 걸친 주가 하락으로 대형 및 중견건설사들의 평균 PBR 배수는 0.85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를 적용하면 부영주택 기업가치는 약 2조6000억원선이다. 다만 국내 증시는 건설섹터의 중장기적 PBR 평균치를 1배로 본다. 단기적인 업황 부침에 따른 변동성을 제거한 수치다. 이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대까지 올려잡을 수 있다.
PBR 기준 3조원대 기업가치는 5대 건설사로 꼽히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과 맞먹는 수치다. 시평 10위권에 드는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는 여유 있게 넘어선다. 비상장건설사 중 또 다른 대어급인 한화건설보다도 높다.
최근 많이 활용하는 추세인 EV/EBITDA를 활용하면 이보다 낮아진다. 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영주택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2200억원이다. 여기에 국내 대형사 평균 멀티플 수준인 6~7배를 적용하면 1조원 중반대의 밸류가 도출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자사 밸류에이션에 사용한 12배를 적용하면 2조6000억원대까지 올려잡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해외 대형 건설사들을 피어그룹에 대거 포함한 수치라 고평가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면 밸류는 보다 낮아진다. 일단 지난해 실적 기준으론 밸류 산정이 어렵다. 380억원 규모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전년도 순이익(550억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대형사 평균 배수인 10배를 적용했을 때 밸류는 5000억원대에 그친다.
부영주택은 강점과 약점에 따라 밸류 책정액 격차가 심한 편이다. 타 건설사 대비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 지표를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 방식은 불리하다. 강점인 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 가장 유리하다. 어떤 방식을 활용하든 고밸류를 도출받기 위해선 수익성을 대형사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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