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건설사 밸류 분석]한화건설, 5년간 장부가 고정…조단위 '몸값' 가능할까1.3조 밸류 반영, 구주거래 없어 추정 '한계'…디벨로퍼·신사업 성장 '변수'
성상우 기자공개 2022-05-09 08:01:17
[편집자주]
건설업계에는 상장 후보들이 많다. 상장 건설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조 단위 시총 이상 대어급이 즐비하다. 최근 수년간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노려온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할 분위기다. 주요 상장 후보 건설사들의 기업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를 조명해보는 동시에 각사의 IPO 전략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16:5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은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대어급 비상장사이지만 기업가치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 모회사인 ㈜한화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전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주가 시장에 나와 거래된 적이 없기 때문에 장외시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그럼에도 한화건설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 될 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정해볼 수 있다. 우선 모회사가 책정해놓은 장부가치는 1조원 초반대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는 사업보고서에 한화건설 지분 96.77%의 장부가치로 1조2587억원을 기재했다. 100% 지분으로 환산하면 1조3000억원이 된다.
주요 증권사들 역시 한화건설의 기업가치로 이와 큰 차이 없는 수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이 지난 3월 낸 보고서 내용 중 ㈜한화의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비상장계열사 한화건설 가치는 장부가액으로 EBITDA에 6배(멀티플)를 적용한 1조2230억원과 큰 차이가 없어 한화건설에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 역시 비슷한 시기 낸 보고서에 한화건설의 밸류로 1조2587억원(장부가치)을 그대로 차용했다.
이 가격(1조2587억원)은 ㈜한화가 2017년부터 5년간 한화건설의 가치로 고정 기재해 온 수치다. 2016년까진 1조587억원으로 고정 기재해오다가 그 해 4월 한화건설 상환전환우선주(RCPS) 70만주를 취득하는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1조2587억원으로 고정시켰다. 지난 5년간 이뤄진 한화건설의 내재가치 변동과 관계없이 같은 가격이 매겨지고 있었던 셈이다.
최근 건설사 밸류에이션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툴은 상대가치평가법 중 하나인 'EV/EBITDA'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건설 EBITDA 2268억원에 멀티플인 5~6배를 적용하면 1조1340억~1조3608억원 밴드가 도출된다. 6배는 올해 초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 과정에서 국내 피어그룹으로 설정한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대우건설 멀티플 평균값이다. ㈜한화가 장부가격으로 설정한 1조2587억원이 이 범위에 포함된다.
다만 비슷한 실적 규모의 상장사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2조원 후반대의 연매출과 18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상장사 중 비슷한 규모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태영건설, 계룡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정도다.
이들 중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자산규모(6조원대)를 감안하면 가장 유사한 비교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수준이 한화건설보다 한 단계 높다. 실적만 본다면 시가총액이 3000억~5000억원대인 계룡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한화건설보다 소폭 높다. 매출과 이익규모 면에서 한화건설과 규모가 가장 비슷한 태영건설의 시총은 3800억원대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장부가인 1조2587억원을 기준으로 책정한 한화건설 PBR은 약 0.8배다. 한화건설과 규모면에서 가장 유사한 태영건설의 PBR은 0.56배에 그친다. HDC현산과 계룡건설 역시 PBR이 각각 0.34배, 0.47배로 0.5배를 넘지 않는다. 그나마 코오롱글로벌의 PBR이 0.8배로 가장 유사하다.
비교기업군(HDC현산·태영·코오롱글로벌·계룡건설)의 평균 PBR은 약 0.55~0.6배 수준이다. 이 수치를 지난해말 기준 한화건설 순자산가치에 적용한 기업가치는 8500억~9260억원대가 나온다.
다만 한화건설이 디벨로퍼 영역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디벨로퍼를 비롯한 신사업 확장여부에 따라 피어그룹 책정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최근 건설사 상장 움직임을 비춰볼 때 신사업 영역에 대해 상당한 멀티플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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