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음극재 집중하는 포스코, 동박사업 관심은 과거 실제 동박회사 인수 검토했지만 철회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13 07:44:58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0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금속을 다룬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을 통해 얇게 만든 막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음극재에 들어간다. 얇으면 얇을수록 더 많은 음극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은 늘리고 무게는 가볍게 할 수 있다.포스코그룹이 과거 동박회사에 눈독을 들였던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2차전지 소재회사로 그룹 체질을 바꾼다는 큰 그림 아래, 가장 잘 알고 또 잘할 수 있는 금속을 다룬다는 점에서 인수를 검토할 이유는 충분했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과거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2019년 초 삼성증권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딜트로이트안진과 함께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2차전지 소재 확장 차원에서 동박회사 인수를 검토했으나 '전략적 합치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됐다"며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듬해 두산솔루스(솔루스첨단소재)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후보로 오르내렸으나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전이 한창일 때 전중선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은 IR에서 "두산솔루스는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극재와 음극재와도 거리가 있다"며 "특별히 두산솔루스에 관심을 보인 적도 없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대답했다.
이 대답은 지금도 유효할까? 정답은 지금도 동박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속을 다루는 산업인 만큼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한창 확대하던 시기 동박회사에 눈독을 들인 적이 있긴 하다"며 "다만 현재는 양극재와 음극재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정한 만큼 굳이 이제와서 동박회사를 거금을 주고 인수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극재의 경우 2차전지 원가에서 40%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원료가 리튬이나 니켈 등 광물이라 다른 기업보다 포스코그룹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양극재 쪽에 투자를 더욱 늘리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사업 청사진을 보면 양극재와 음극재 쪽에 집중돼 있다.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한다. 여기에 양극재와 음극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 등은 포스코가 조달해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기존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포스코케미칼은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월에 세웠던 양극재와 음극재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42만톤이였던 2030년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는 61만톤으로 45%, 26만톤이었던 2030년 음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는 32만톤으로 23% 높여 잡았다. 연매출은 2030년 23조원을 목표로 잡은 바 있는데, 생산능력 증대에 따라 매출 목표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3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도 안정적으로 진출했다. 5월 말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합작법인 '얼티엄 캠(Ultium CAM)' 설립을 위한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소재회사가 완성차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건 세계 최초다.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리튬, 니켈 및 음극재의 원료가 되는 흑연 등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한창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이들 광물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니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지난해 호주의 2차전지용 니켈 광산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리튬의 경우 광양에 연산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2023년 준공이 목표다. 또 리튬이 매장된 아르헨티나 염호를 활용해 현재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연산 2500톤 규모의 리튬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2만5000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버려지는 폐배터리 속의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핵심원료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이밖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미국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규모는 3000억~4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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