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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0년 만에 우리사주 취득 지원…주가 탄력 받나 노조 측 무이자 대부 제안 수용, 수급 효과 기대…배당·성장 잡아 시총 10조 재돌파 목전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13 12:55:22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우리사주를 취득할 경우 무이자로 대출을 지원해달라는 노동조합 측 요구를 수용했다. 민영화 당시 정부가 보유한 KT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이를 지원한 지 약 20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중장기적으로 KT 주가가 오르리란 믿음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했다.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KT는 탄탄한 배당을 바탕으로 경기방어주로 주목받았고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안고 있다. 우리사주 수급효과에 힘입어 시가총액 10조원 재돌파를 목전에 뒀다.

◇KT, 우리사주 취득 시 추가 주식 제공 및 무이자 대부 지원

KT는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청약을 신청받는다고 공지했다. 9일 우리사주조합 운영위원회가 이사회를 열어 우리사주 활성화 안건을 통과시킨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노조 측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 성장에 따른 과실을 공유하고 주인의식 고취, 조합원의 재산 증식 기여 등을 위해 우리사주 활성화 방안을 사측에 제안했다. KT는 취지에 공감하고 우리사주를 취득하는 임직원에게 메리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1인당 최대 2000만원 범위 내에서 500만원 단위로 선택해 청약할 수 있도록 했다. 청약자금은 본인 자금이나 금융기관(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우리사주 취득자금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회사가 개인별 취득 주식 수의 15%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거치기간 7년 동안 이자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사내근로복지기금 대출 100만원을 추가로 무이자 무담보로 지원한다.

금융기관 대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무관하게 받을 수 있고 추후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실행할 때는 우리사주 취득 대출까지 합산해 계산된다.

개인이 취득한 우리사주 의무 예탁 기간은 1년이다. 다만 회사가 추가로 지급한 주식의 경우 4년이 적용된다.

우리사주제도를 활용하면 추후 주가 상승 후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배당 이익과 연말정산 시 소득 공제 및 배당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개인연금과 별개로 400만원 한도로 연말 소득공제 신청이 가능하다. 인출 시점에는 과세되지만 예탁 기간에 따라 소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또 우리사주조합에 예탁하는 기간 동안 배당소득세(15.4%)도 비과세된다.

◇전통의 배당주 성격+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 기대감

KT는 앞서 2002년에도 우리사주 매입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민영화를 앞둔 정부는 보유한 KT 지분(28.37%)을 안정적으로 매각해야 했는데 직원들에게 주식 매입을 장려하기 위한 카드로 이를 활용했다. 당시 9000억원이 넘는 우리사주 청약대금을 7년간 전액 무이자로 빌려 청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만 이번에는 직원들이 먼저 우리사주 매입 유인책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무 예탁 기간이 있어 주식 하락 리스크를 떠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2020년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지속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여러 차례에 걸쳐 KT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앞세워 비교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고 통신업에 가려져 있던 성장 사업을 부각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을 진행했다. 초창기에는 큰 변화를 이끌지 못했으나 꾸준히 시장과 소통한 결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9일 종가 기준 KT의 주가는 3만7600원으로 연초 대비 23.9% 상승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도 코스피 지수나 다른 종목 대비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시가총액은 9조8178억원으로 얼마 전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네이버금융

통신주는 전통적인 배당주로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조명받았다. KT는 2022년 결산까지 별도 기준 조정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33.2%를 기록했고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4.3% 수준이다.

하지만 통신주 중에서도 유독 KT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여기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플랫폼 사업, 이른바 '디지코' 사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KT의 별도 서비스매출 가운데 41%가 B2B 및 디지코 사업에서 발생했다. 2025년까지 이를 50%까지 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3년 후면 기존 통신업(Telco)과 맞먹는 수준으로 신사업에서 실적이 나온다는 의미다.

이번에 KT의 우리사주 취득 지원에 따른 수급 효과까지 나타나면 시가총액 10조원을 다시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무 예탁 기간 동안 유통 물량이 잠기는 만큼 기존 주주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소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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