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판에 진심인 삼성전기,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 3000억 추가투자, 올 들어 2조 육박…급증하는 FC-BGA 수급 불균형 해소
원충희 기자공개 2022-06-24 13:11:3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2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업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누적 투자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한 사업분야에 이 정도 투자를 한 것은 삼성전기 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향후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서버나 네트워크, 하이엔드 PC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다.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삼성전기는 전례 없는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1.3조+3000억+3000억, 1년여만에 1.9조 투자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 올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투자를 발표했다. 이번 투자까지 합치면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투입되는 금액은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기 내에서 특정사업부에 이 정도 금액을 몰아서 투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컨덴서(MLCC)도 1~2년 내에 이런 규모의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게 삼성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전기가 공들이는 분야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에서 '플립칩 볼그레이드어레이(FC-BGA)' 제품이다. 반도체 회로를 나노미터 단위로 엄청나게 미세한 만큼 메인보드에 곧바로 장착되기 어렵다. 연결고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반도체 패키지기판이다.
특히 고성능 기기의 경우 패키지기판에서 인쇄회로(PCB)기판으로 연결하는 방식 중에서 높은 성능을 받쳐주기 위해 플립칩이란 방식이 사용된다. 이 가운데 솔더볼을 이용, 핀수를 가장 많이 늘리고 피치를 최소화해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만족시키는 BGA 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FC-BGA는 고성능 반도체를 쓰는 서버나 PC, 자율주행 등 미래차량 부품으로 선호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정도다. 삼성전기가 2조원에 육박하는 설비증설 투자를 단행해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이유다.
◇스마트폰 등 IT용 매출 부진, 서버·PC·전장 등 고부가 수요 급증
이번 투자는 글로벌 탑 거래선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FC-BGA 부산, 세종사업장 및 해외 베트남 생산법인에 대한 시설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삼성전기에 기판사업은 그간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 IT제품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된 데다 계절적 비수기가 있어 실적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는 IT용 부품 매출이 부진했으나 자동차 전장과 서버 등에 들어가는 부품이 잘 팔려 이를 메웠다. 2분기에도 IT용은 계절적 비수기라 일부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버·전기자동차 등 고부가 시장의 수요는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가 눈여겨보는 분야는 시장 전망이 양호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시스템에 사용되는 고부가 반도체기판이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1분기 매출을 보면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고사양 AP(Application Processor)용과 고부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메모리용 BGA, 노트북 초박형(Ultra Thin) CPU용 FC-BGA 등의 공급 확대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대비 44% 성장을 이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FC-BGA는 미세회로 구현, 대면적화, 층수 확대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라며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기 등이 이에 도전하는 형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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