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달라졌나]새로운 지향점, 경영혁신·주거복지 '두 토끼' 잡기⑨예산 손실 막는 신사업 연구, 국토부와 임대주택 로드맵 구상
신준혁 기자공개 2022-06-30 13:46:07
[편집자주]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LH사태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LH의 혁신 노력과 결과물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바뀐 것도 있지만 못 바꾼 게 더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부터라도 쇄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은 LH가 1년여 전 약속했던 쇄신안의 결과를 중간 점검해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8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H는 지난해 땅투기 사태 이후 경영혁신안을 꺼내들었지만 근본적으로 고치기 힘든 요소들이 있다. 개발이익을 공익사업과 지방으로 분산하는 교차보조를 이행하다보니 주거복지 사업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해법은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 대토보상, 대행개발 등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H도 이를 고려해 금융부채와 교차보조, 배당금 지급 등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방식을 개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기 사태가 불러온 변화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차보조 문제 해법으로 신사업 기법 연구
LH는 사기업과 달리 개발사업에서 창출된 이익으로 공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임대주택 건설과 운영 등 주거복지에 재투자하고 잔여분을 공적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차보조는 이런 목표를 실현하는 기본구조다. 개발사업 부문 수익으로 임대 건설·운영 부문 매출손실을 보전한다. 원가 이상으로 판매한 이익으로 원가 이하로 판매한 손실을 보완한다. 영업이익으로 당해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공적 사업여력을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
정부는 LH의 부채를 줄이고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교차보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실사업과 수익사업의 교차보조룰 통해 부채와 손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적 사업이 지역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에 집중되면서 비대칭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 거둔 개발이익으로 지방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웠다. 사업성이 다른 상황에서 교차보전 방식은 오히려 투명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해 LH조직개편안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도 교차보조에 있다.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부문을 완전히 분리할 경우 교차보조를 통해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토지와 주택·주거 별도분리, 수평분리, 지주사 전환 등 LH조직개편안을 검토했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LH는 교차보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사업이 필요하는 입장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임대주택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고 주거복지로 인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예산 투입을 줄일 수 있는 신사업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대토보상, 대행개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LH리츠는 민간 사업자(건설·금융사)를 선정하고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해 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민간과 협력해 다수의 주택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운용리츠는 43개다. 수탁자산 규모는 19조9981억원에 달한다.
LH는 공공임대리츠와 주택개발리츠를 활용해 11조7000억원의 토지대금을 회수했고 9조1000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했다. 임대주택리츠를 통한 주택공급물량은 13만5000호에 달한다.
이밖에 토지소유자가 원하는 경우 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해 예산투입을 줄이는 대토보상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비용 중 일부를 토지로 지급해 상계처리하는 대행개발 방식도 고려 대상이다. 대행개발은 최근 공공택지 입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설업계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LH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현금을 투입하지 않는 신사업 기법을 개발하고 부채를 관리한다면 주거복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거복지사업 강화, 임대주택 혁신 추진
LH는 교차보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주거복지사업에 집중한다.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공공임대 168만2000호 중 124만90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74%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국민·영구임대 등 임대주택 132만호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이 공급됐지만 올해 처음 공급하는 통합공공임대주택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국토부와 함께 통합공공임대주택에 중점을 둔 '공공임대주택 50만 가구 공급 로드맵'을 수립 중이다. 50만 가구 공공임대주택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 중 하나다.
기존 임대주택과 달라진 점은 품질과 주거여건이다. 소형평형을 비롯해 84㎡ 타입 등 확대 평형을 적용한다. 특히 분양단지 수준의 마감재를 적용하고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정비해 주거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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