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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특수, 방산 다시보기]현대중공업, MRO 앞세워 군함 해외수주 ‘공격 앞으로’⑩군함 수명주기지원 서비스로 수주 경쟁력 강화… 특수선 매출 기여도 2배↑ 계획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06 07:33:52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을 외치며 성장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화한 교전으로 군수물자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전쟁 물자 공급에 머물지 않고,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산업에도 도전한다. 더벨이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해 뛰고 있는 방위산업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국내에서 대형 군함(특수선)을 건조하는 2개 조선사 중 하나다. 1975년 한국 최초의 국산 전함인 ‘울산함’의 건조를 시작으로 2008년 최초의 국산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을 인도하는 등 한국 해군력 향상에 기여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특수선 분야의 MRO(선박 수명주기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함정 설계와 건조를 넘어 수리 및 정비까지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MRO 사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 함정 수주전에서 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필리핀 정부와 원해경비함(OPV) 6척을 7449억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6년 필리핀에서 호위함 2척을 수주해 2020년과 2021년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쌓은 신뢰가 이번 군함 수출계약의 발판이 됐다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2020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호위함 '호세리잘함'. (자료=현대중공업)

이번 계약과 함께 현대중공업은 앞서 필리핀에 인도한 호위함 2척의 MRO 사업계약도 체결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원해경비함 수주보다 이 쪽을 주목하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3월 STX엔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국선급 등과 ‘함정 수출 및 MRO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업협력의 첫 성과가 빠르게 나왔다는 평가다.

군함은 일반 상선과 비교해 더욱 첨단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다. 선체뿐만 아니라 탑재하는 무기, 전투체계 등이 모두 적성국가의 군함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최신예 함정의 개발능력이 부족한 나라들은 해양 방위력의 선진화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현대중공업도 필리핀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에 군함을 수출해왔다.

다만 군함이 첨단 기술력을 요구한다는 것은 설계와 건조 단계를 넘어 수리정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군함 수입국들은 군함을 인도받은 뒤에도 고민을 안는다. 수리정비의 문제로 함정 운용에 차질을 빚는다면 방위력의 공백을 피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이 필리핀 정부와 맺은 MRO 계약은 이런 고민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는 솔루션 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일반 상선과 군함의 가장 큰 차이는 일감의 안정성이다. 상선은 전방산업인 해운의 업황에 따라 발주량이 크게 오간다. 최근 10년 동안 최악의 수주절벽기로 여겨지는 2016년의 경우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38억7700만달러어치 일감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조선업 호황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여겨지는 지난해의 108억4500만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면 군함은 각 나라의 군사력 증강 필요성에 의해 발주되는 만큼 정기적으로 신규 프로젝트가 나온다. 게다가 노후 상선은 수리를 통해 선박 내구연한 연장 시도가 가능한 반면 노후 군함은 주변국과의 방위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새 함정으로 교체돼야 한다. 이런 사업적 특성 덕에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 가운데서 특수선은 비중이 10% 이상으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자료=한국조선해양 IR프레젠테이션)
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수주목표를 13억9300만달러로 잡았다. 지난해 5억8300만달러의 2배 이상이다.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특수선사업의 매출 기여도를 기존의 2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의 시작점이다. MRO 서비스를 통한 수주 경쟁력 강화가 목표 달성에 보탬이 될 것으로 방산업계는 바라본다.

MRO 서비스만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도 존재한다. 최근 한국과 미국이 국방상호조달협정(RDP)의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방산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으로부터 MRO 사업을 수주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와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함정 수주뿐만 아니라 첫 MRO 서비스 계약까지 따냈다”며 “지금까지 특수선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MRO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키고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함정 솔루션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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