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시장의 화두는 ‘구조조정’이다. 넷플릭스, 테슬라 등이 그랬고 제약바이오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4월 인원 감축에 들어간 미국 바이오텍만 30곳이 넘는다. 길리어드, 바이오젠, 머크 등 빅파마도 포함돼 있다. 사노피(프랑스), 다이치산교(일본) 등도 예외가 아니다.최근 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노바티스다. 작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31조원)을 달성한 제약사가 무려 8000명을 해고한단다. 본사 인력만 1400명이다. 이미 4월 구조조정안을 밝혀 일정 부분 예고된 측면은 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국내는 어떨까. 아직까지 외형상 눈에 띌만한 변화는 없다. 업계를 돌다보면 ‘구직난’보다 좋은 사람(물론 핵심 경력자)을 소개해달라는 회사들의 구인 목소리가 더 크다. 매출 1000억 미만 제약사에 한해서 이익 등 실적이 줄긴 했지만 인력 감축 얘기까지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흘러나오는 시그널을 살펴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1세대 바이오텍들을 중심으로 인력 유출이 꾸준하다. 상장사로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자의반타의반’ 다운사이징이 이뤄지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발행한 메자닌(특히 전환사채)은 주가 하락 이후 부메랑이 됐다. 채무를 갚을 만큼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디폴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좀비바이오’는 비상장사에서 두드러진다. 펀딩을 지속적으로 받지 못할 경우 뽑아놓은 인원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후죽순으로 신규 바이오텍이 난립했다는 점도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때 시리즈 A 밸류가 300~400억원에 육박했지만 이제는 어림없다. 밸류 역전은 후속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어려운 건 벤처캐피탈들도 마찬가지다. 바이오 투자가 ‘개점휴업’인 만큼 장 좋을 때 뽑아놓은 심사역 활용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요즘에는 산업은행이 바이오텍들의 ‘동아줄’이 된 것 같다.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는 곳은 산은이 유일해 보인다. 다만 산은이 앵커투자자로 회사를 리드하는 것에 대해선 찬반이 있는 듯 하다)
그렇다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미국처럼 자주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인수합병이 활발하지도 않다. K-바이오는 끈질기다. 망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이부분이 시장 선순환이란 측면에서 볼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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